신종균,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과 수익성 다 잡을 수 있나  
▲ 신종균 삼성전자 IM(무선사업)부문 사장이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신제품 출시행사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사장이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의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잡으려고 한다.

신 사장은 이를 위해 프리미엄과 중저가 양쪽에서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려 4분기부터 성장세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애플에게 밀리고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업체를 비롯해 현지 토종업체들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어 신 사장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점유율과 수익성 모두 확보

삼성전자가 30일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스마트폰사업의 세계시장 점유율과 수익성 확보에 모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8900만 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스마트폰의 비중이 80% 초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7120만 대에서 7500만 대 사이로 추정된다.

이는 시장조사기관들의 예상치인 7300만 대에 부합한다. 그러나 이 판매량은 1분기 판매량 추정치인 8100만 대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것이다.

박진영 삼성전자 IM부문 상무는 “올해 2분기 스마트폰시장이 비수기에 접어들고 구형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가 감소해 판매량이 줄었다”며 “세계시장에서 스마트폰 성장세가 둔화하는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성능을 높여 차별화한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해 스마트폰시장 성장둔화를 이겨내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갤럭시S6시리즈와 하반기 출시할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플러스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에 주력해 스마트폰사업의 수익성도 개선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박 상무는 “삼성전자는 갤럭시S6시리즈의 공급부족 문제를 해결한 만큼 탄력적 가격운용으로 판매량을 늘릴 것” 이라며 “대화면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는 만큼 고가제품의 판매를 견조히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 두 마리 토끼잡기 전략에 의구심

신 사장이 추진하는 이런 두 마리 토끼잡기 전략에 대해 회의적 시선도 나오고 있다. 점유율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잡기 전략이 자칫 수익성 악화만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사장은 2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갤럭시S6 시리즈를 내놓았지만 삼성전자의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ASP)는 올라가지 않았다.

  신종균,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과 수익성 다 잡을 수 있나  
▲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A8'.
삼성전자의 휴대폰 평균 판매단가는 2분기 220달러를 나타냈다. 3분기 대화면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출시되지만 평균 판매단가는 더욱 낮아질 것으로 삼성전자 스스로도 인정한다.

박 상무는 “2분기 갤럭시S6시리즈 판매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3분기 시장경쟁에 대응하고 갤럭시S6시리즈의 가격을 조정할 예정으로 삼성전자의 평균 판매단가는 더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세계시장 점유율을 늘리려면 중저가 스마트폰을 확대해야 하는데 평균 판매단가는 더욱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성능을 올리면 수익성은 더욱 악화한다.

이에 따라 신 사장은 3분기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엣지 플러스 등 대화면의 전략 스마트폰을 동시에 출시해 아이폰6S와 무한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마케팅을 더욱 늘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사업 수익성은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 사장은 점유율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우선 프리미엄과 중저가 양쪽의 제품 출시를 늘려 점유율을 확대한 뒤 이를 기반으로 수익성을 회복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프리미엄에서 애플과, 중저가에서 중국업체 및 현지 토종업체와 힘겨운 싸움을 벌여 승리를 할 때 이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은 지금도 샌드위치 신세가 돼 고전하고 있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올해 2분기 26조600억 원의 매출과 2조76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시리즈 출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이전 분기보다 0.02% 상승에 그치며 정체에 빠진 것이다.

이 때문에 신 사장이 점유율과 수익성을 모두 잡겠다는 막연한 전략보다 좀 더 명확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 전략을 내놓아 시장의 의구심을 풀어줘야 한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연초에 밝힌 제품 라인업을 줄이겠다는 계획은 아직 유효하다”며 “효율화 작업으로 올해 4분기부터 확실한 경쟁력을 갖춰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