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본격적으로 ‘뉴롯데’를 만드는 작업에 들어가면서 그룹의 정점에 있는 롯데지주 임원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과거 롯데쇼핑 정책본부 시절부터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온 인사들인데 신 회장이 롯데지주를 중심으로 경영전략을 펼치는 과정에서 더욱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그룹의 컨트롤타워를 담당하고 있는 롯데지주 주요 임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지주는 경영전략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준법경영실, 경영개선실 등 6개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6개실은 롯데그룹의 헤드조직으로 기존 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롯데쇼핑 정책본부 기능이 지주체제 전환 이후 롯데지주로 넘어오면서 그 기능을 나눠맡고 있다.
정책본부는 2004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직접 정책본부장을 맡았던 곳으로 당시 롯데그룹의 인수합병 및 굵직한 경영현안을 진두지휘했다.
롯데그룹의 2인자로 꼽히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역시 신 회장과 함께 정책본부에서 일했었으며 현재 롯데지주의 주요 실장 자리 역시 대부분 정책본부 출신들이 앉아있다.
롯데지주의 주요 실장 면면을 살펴보면
이봉철 재무혁신실장 사장과 윤종민 경영전략실장 사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 사장, 박현철 경영개선실장 부사장, 이태섭 준법경영실장 부사장, 정부옥 HR혁신실장 부사장 등이다.
이 가운데 이태섭 부사장만 판사 출신 외부인사이며 다른 임원들은 정책본부와 경영혁신실 등 기존 컨트롤타워 조직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기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았던 인사들이 다시 모인 셈이다.
다만 신 회장이 재판 리스크에서 모두 벗어난 뒤 본격적으로 경영활동을 펼치게 된 만큼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지주 주요 임원들과 계열사 대표이사들의 보직 변경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롯데지주가 출범한지 2년여가 된 만큼 본격적으로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하는 그룹 체제를 더욱 굳건히 하고 부진한 사업의 반등 기회를 찾아야 한다. 화학부문의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도 인적 자원의 재배치가 필요하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서기 어려웠던 시기에 유통, 화학, 식품, 호텔 등 4개의 BU부문 체제를 꾸려 소그룹 형태의 컨트롤타워를 꾸렸는데 이제 롯데지주가 본격적으로 핵심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체제로 바뀔 것으로 점쳐진다.
신 회장은 그동안 정책본부 출신 임원들을 계열사로 보내 경영현안을 직접 다루게 한 뒤 이들을 다시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불러들이는 방식의 인사를 통해 전략·기획과 현장경영의 조화를 꾀해왔다.
이봉철 사장은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 오성엽 사장은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 박현철 부사장은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각각 일하다 롯데지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도 많은 정책본부와 경영혁신실 출신 임원들이 계열사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병연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가치경영실장(현재 경영전략실)으로 일하다 계열사 CEO로 자리를 옮겼으며 남익우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와
이갑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강종현 롯데슈퍼 대표도 롯데 정책본부와 경영혁신실 등을 거친 인사들이다.
신 회장이 올해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그룹 전반에 걸쳐 대규모 인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현재 지주 임원들이 보직을 바꿔달거나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다시 지주로 돌아올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