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표 사장, 삼성 스마트홈 대중화에 박차  
▲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 사장이 지난 2월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데이'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뉴시스>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MSC) 사장이 스마트홈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본격화하고 있는 사물인터넷시대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와 해킹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2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IM)을 열고 이곳 3관에서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반 ‘스마트홈 위원회’를 출범시키며 ‘나를 알아보고 반응하는 집’이란 청사진을 완성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4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였다.


홍 사장은 지난 18일 개관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홈산업은 과거 10년 동안의 변화보다 앞으로 2~3년 안에 펼쳐질 변화와 혁신이 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사장은 “스마트홈은 2~3년 안에 스마트폰처럼 대중화돼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 사장은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홈 위원회의 운영위원장과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장을 맡고 있다.


◆ TV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작동


홍 사장이 대중화를 자신하는 삼성 스마트홈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대표적 사업이다. 삼성 스마트홈은 TV와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가전제품과 각종 스마트기기를 삼성 클라우드 기반 스마트홈 서비스 서버를 통해 연동하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을 이용해 집안의 조명이나 로봇청소기를 조작할 수 있다.


홍 사장은 “삼성전자는 서로 연동할 수 있는 제품과 포트폴리오를 경쟁사에 비해 훨씬 다양하게 갖췄다”며 삼성 스마트홈 서비스의 장점을 소개했다. 홍 사장은 “삼성전자는 앞으로 세계 스마트홈시장을 주도하며 대중화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한 스마트홈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계열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스마트홈 카메라를 선보였고 삼성SDS는 스마트 도어록을 개발중이다.


홍 사장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홈사업을 대중화하기 위해서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의 참여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홈은 통신과 가전, 건설, 에너지, 보안 등 다양한 산업이 융합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여러 기업들이 보다 쉽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개방형 스마트홈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홍 사장은 “‘스마트홈프로토콜’이란 표준 연결규격을 개발하고 있다‘”며 “프로토콜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홈 서비스가 상당히 빨리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홍 사장은 “삼성 제품 이외에 협력사의 제품과 서비스도 연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판을 키우기 위해 글로벌 기업과 함께 생태계 조성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홍 사장이 스마트홈 대중화에 주력하는 것은 사물인터넷시장이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홍 사장은 시장이 본격화하기 전에 먼저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홍원표 사장, 삼성 스마트홈 대중화에 박차  
▲ 삼성전자가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서 선보인 '삼성 스마트홈' <삼성전자 블로그>

◆ 미국 스마트홈 시장 2017년 25조대로 성장


비즈니스인사이더 BI인텔리전스는 19일(현지시각) 현재 10억9천만 대인 사물인터넷 기기가 4년 뒤 2018년 90억 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BI인텔리전스는 그 규모가 스마트폰과 스마트TV, 웨어러블 컴퓨터, PC의 수를 합친 것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덧붙여 소비자와 비즈니스 생활에 사물인터넷이 침투하면서 수 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1인 가구 등이 늘어나면서 스마트홈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2012년 76억 달러(약 7조9천억 원)였던 미국 스마트홈시장 규모가 연평균 26.2%씩 성장하며 2017년 243억 달러(약 25조2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시장도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는 지난달 23일 발표한 ‘2013 스마트홈 사업현황 조사보고서’에서 지난해 국내 스마트홈 시장 규모가 6조8908억 원에 이르러 2012년보다 1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약 3배 가까이 성장한 18조2583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 사생활 침해와 보안 예방 대책 필요


스마트홈이 미래산업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여전히 우려와 문제점은 공존한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우려는 사생활 침해 문제다. 삼성스마트홈 서비스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용자의 모든 명령은 기업의 서버를 통해 기기에 전달된다.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사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완벽한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사용자별 맞춤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개인정보 저장과 분석이 불가피하다.


홍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는 개인정보는 저장할 수도 없고 그럴 계획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홍 사장은 “고객들이 점차 지능화한 개인화 서비스를 원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개인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사용자들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고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해킹 등 보안문제도 예방책을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 산업연구원(KIET)는 21일 ‘사물인터넷시대의 안전망, 융합보안산업 보고서’에서 국내 융합보안 피해가 내년 13조4천억 원에 이르고 2030년 26조7천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융합보안은 정보기술과 융합한 산업에서 해킹 같은 피해를 막는 것을 말한다. 산업연구원은 보안사고 때문에 자동차와 스마트폰 수요가 10%씩 감소할 경우 각각 연간 24조 원과 16조 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이버보안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 시대가 다가오면서 스마트폰을 해킹해 가전제품이나 자동차를 조작하는 피해가 발생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황원식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보안피해는 앞으로 국가 규모로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 차원에서 사고피해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 연구원은 “또한 융합보안산업 육성을 위해 정보기술 산업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