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시장이 울산의 수소산업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수소시범도시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울산시는 수소산업과 관련한 풍부한 인프라와 연구기관 등을 갖춘 만큼 수소산업 실증을 목적으로 하는 수소시범도시사업을 통해 시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수소산업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울산시가 국토교통부 공모사업 수소시범도시 선정에 많은 강점을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소시범도시는 도시에서 주택, 교통 등 분야의 에너지 인프라에 수소에너지를 적용해 수소산업 관련 기술을 실증하는 사업을 말한다.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가 추진되고 있다.
국토부가 최근 발표한 수소시범도시 선정 기준에 따르면 수소 수급여건이 뛰어나고 시범사업이 끝난 뒤에도 지자체가 수소산업을 지속할 수 있는 곳이 수소시범도시 대상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수소충전소, 수소배관 등 관련 인프라를 갖춘 지역도 가점을 받게 된다.
이런 기준을 고려하면 울산시는 2019년 말 선정되는 수소시범도시 3곳 가운데 하나로 이름을 올릴 공산이 크다.
울산시는 국내에서 최대 수소산업 기반을 갖춘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9월 기준 울산 수소 생산량은 82만t으로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소를 운반하는 배관망은 120㎞ 규모로 구축돼 국내 전체 배관망 200㎞의 60%에 이른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국 수소충전소 24개 가운데 6개는 울산시에서 운영된다.
수소산업과 관련한 연구개발 환경도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이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 차세대 전지 연구개발센터, 차세대 수소융합기술연구소와 같은 다양한 연구기관을 운영하며 기술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울산의 대표적 기업인 현대차 역시 수소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 2030년까지 7조6천억 원을 투자해 연간 50만 대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울산시와 수소연료전지 실증사업 등 여러 협력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초 수소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는 장소로 울산시를 고른 데는 이처럼 발전된 수소산업 인프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문 대통령은 “2030년 수소차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모두 세계 점유율 1위를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고 그 중심에 울산이 있다”며 울산 수소산업 기반을 높게 평가했다.
송철호 시장도 "정부의 2030년 수소산업 세계 1위 목표에 부응하겠다"며 "세계 으뜸 수소 경제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수소산업 육성을 다짐했다.
그러나 울산시가 이처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수소시범도시 유치에 반드시 성공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7월 정부가 발표한 규제자유특구에 울산시가 내세운 ‘수소 그린모빌리티’사업은 선정되지 못했다. 수소 그린모빌리티사업은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한 지게차, 선박 등을 보급하는 사업이다.
당시에도 울산의 수소산업 인프라가 규제자유특구 선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울산시는 시제품 준비 등이 미흡해 고배를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시 관계자는 "수소시범도시 유치에서는 방심하지 않고 철저한 준비를 갖춰 수소산업의 ‘초격차’를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