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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해도 금호타이어를 되찾아야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 성공하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2009년 이후에도 금호타이어의 대표이사 자리를 떠난 적이 없다.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아들인 박세창 부사장이 몸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호타이어의 향후 실적에 따라 박세창 부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는 2014년 말 5년 만에 워크아웃을 졸업하며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올해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안팎의 환경은 좋지 않다.
◆ 2분기 실적부진 예상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가 2분기에도 부진한 경영실적을 냈을 가능성이 높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금호타이어가 2분기 매출 7950억 원, 영업이익 631억 원을 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전망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44% 감소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시장전망치를 20% 밑도는 수준이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1분기 국내 타이어 3사 가운데 가장 부진한 경영실적을 내놓았다.
금호타이어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1분기 말 2억8094만 달러였지만 올해 1분기 말 2억2398만 달러로 급감했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의 자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내수시장에서 1분기에 이어 지난 4월에도 타이어 판매가 감소했다.
해외시장도 전망이 어둡다. 글로벌 타이어시장은 올해 3% 안팎의 낮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중국 타이어회사들이 저가공세를 펼치면서 경쟁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공장이 4개나 있지만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유로화 약세로 유럽에서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한 점도 금호타이어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매출에서 유럽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 가량이다.
◆ 매각일정도 안 잡혀, 불확실한 지배구조
불확실한 지배구조는 금호타이어를 더 힘들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지분 42.1%를 보유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과 박세창 부사장은 금호타이어 지분 9%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박 회장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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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 |
채권단은 금호산업 지분을 우선 매각하고 이른 시일 안에 금호타이어 지분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42.1%의 가격은 대략 48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금호타이어가 중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시장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된다.
타이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신규 공장 진출 허가가 나지 않는 중국에 공장이 있다는 점 때문에 글로벌 타이어업체들의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면 인수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박세창 경영능력 시험대에 올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한 첫 해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박세창 부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 부사장은 지난 4월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가 채권단의 반대로 3일 만에 내려왔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부사장은 대표이사 낙마사태와 관련해 “지금 승계를 논할 위치가 아니다”라며 “사느냐 죽느냐의 얘기지 경영권을 주냐 안주냐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보다 금호타이어의 정상화가 훨씬 시급한 문제라는 얘기다.
그동안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과정을 밟으면서 박 부사장도 많은 제약을 받아 왔지만 올해부터 경영보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사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에서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한 금호타이어의 영업본부장(상무)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4년 초 기획 및 관리총괄로 업무범위도 넓혔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7년 만에 미국 조지아공장 건설을 재개하는 등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8월 안에 금호타이어의 조지아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을 승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의 노사관계도 박 부사장에게 과제로 남아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해 임금과 단체협상 타결까지 8개월이 걸리는 등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올해 첫 단체교섭을 진행중이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6일 협상결렬을 선언하고 파업수순을 밟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