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석 SK가스 대표이사 사장이 발전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윤 사장은 LNG(액화천연가스)터미널을 확보해 LNG연료를 직도입함으로써 SK가스의 민간발전 자회사인 울산GPS가 울산에 지을 예정인 LNG 복합화력발전소의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LPG 유통사업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21일 SK가스에 따르면 울산에 지어질 복합에너지터미널인 코리아에너지터미널의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SK가스 관계자는 “울산 복합화력발전소와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이제 막 검토를 시작한 단계로 투자 규모 등 자세한 사항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업은 애초 한국석유공사가 에쓰오일, 글로벌 석유 유통그룹 보팍 등과 함께 6200억 원을 들여 2024년까지 울산에 석유제품 저장 터미널인 ‘코리아오일터미널’을 짓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며 사업의 지분 38%를 담당하기로 했던 보팍그룹이 투자결정을 철회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석유제품 터미널의 일부를 LNG 터미널로 대신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정하고 현재 기획재정부의 예비 타당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윤 사장이 보팍의 몫이었던 코리아오일터미널 사업지분 38%의 전부 혹은 상당 부분을 인수하는 결정을 내려 SK가스가 결국 코리아에너지터미널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SK가스가 LNG터미널을 확보한다면 발전연료로 쓰일 LNG를 직접 도입해 울산에 짓게 될 LNG 복합화력발전소의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발전회사가 LNG터미널을 통해 직도입하면 일반적으로 한국가스공사가 공급하는 가격보다 더욱 저렴하게 LNG를 들여올 수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18년 한국가스공사의 연평균 LNG 공급가격은 톤당 76만582원, 직도입 평균가격은 70만2075원이었다.
이미 GS그룹과 포스코그룹은 각각 보령LNG터미널과 광양LNG터미널을 통해 LNG 직도입을 통한 발전원가 절감효과를 누리고 있다.
윤 사장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발전사업 본격화를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원가 절감을 위해 LNG터미널 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SK가스는 지분 51%를 보유한 자회사 울산GPS를 통해 울산에 1GW 규모의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2021년 착공해 2024년 완공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애초 2014년 12월 SK가스가 당진에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이었지만 정부의 미세먼지 관리대책과 맞물려 사업 내용이 울산에 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짓는 것으로 변경됐다. 사업 허가가 2018년 1월에 나왔을 정도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했다.
윤 사장은 최근 들어 이 사업의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18일 SK가스는 울산GPS 지분 34%를 291억에 취득하며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자회사 지분을 추가로 매수했다고 밝혔다.
울산 LNG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은 LPG(액화석유가스) 유통사업에 크게 의존하는 SK가스의 수익구조를 다각화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SK가스는 부동산 개발사업을 진행하던 SKD&D가 지난해 3분기부터 연결실적에서 제외되면서 LPG 유통사업만이 실적에 반영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공시하는 LPG 가격의 변동이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다.
아람코는 2017년 프로판과 부탄을 각각 톤당 468달러, 502달러에 유통사에 공급했는데 2018년에는 각각 542달러, 539달러로 가격을 높였다.
그 결과 SK가스가 2018년 서둔 순이익은 554억 원으로 2017년보다 63% 줄어들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