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사장이 한국 기업의 인도진출 분야를 기존의 제조업에서 소비재와 스타트업 등으로 넓히는 데 힘쓰고 있다.
25일 코트라에 따르면 권 사장은 인도시장의 문을 두드리려는 한국 중견·중소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교역, 투자, 인적교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 권평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
인도시장이 많은 인구와 높은 경제성장률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에 걸쳐 빠르게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국내 기업의 진출 분야도 다변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2018년 기준 인구 13억7천만 명으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랐다. 국내총생산(GDP) 2조7200억 달러에 연간 경제성장률도 6.8%에 이른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효성 등 제조업 분야의 한국 대기업들은 거대한 인도시장에 주목해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인도에 진출해 왔다.
문재인 정부도 ‘신남방정책’을 앞세워 인도시장을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주력 수출국가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2000~2018년 동안 한국의 인도 투자액은 전체 31억 달러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229억 달러, 일본 282억 달러 등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이를 고려해 권 사장은 2018년 3월 취임 이후 지금까지 인도를 세 차례 찾는 등 국내 기업의 인도진출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 주로 열려왔던 연초 첫 코트라 무역관장회의도 2019년에는 인도 벵갈루루에서 열었다.
권 사장은 무역관장회의 당시 “우리 기업의 인도진출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며 “코트라는 한국과 인도의 긴밀한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인도 시장상황과 여건에 맞는 진출모델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2월 한 매체에 낸 기고문에서도 “역동적으로 자라는 인도 소비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며 “특히 중산층을 겨냥한 고급 소비재와 교육·문화콘텐츠 등 서비스품목 수출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도 ‘한류’가 인기를 끌면서 관련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소비재가 주로 거래되는 전자상거래시장도 2022년 1500억 달러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고려해 코트라는 22~28일 열리는 ‘한국-인도 경제협력대전’을 통해 인도 뉴델리에서 한국 소비재기업 30곳과 인도 고객사(바이어) 120곳이 참여하는 소비재 수출상담회를 진행한다.
국내 화장품회사 등이 참여한 수출사절단도 이 기간에 인도를 찾아 현재 고객사 50곳의 관계자들과 만나 수출을 상담한다.
권 사장은 국내 스타트업이 진출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도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구축된 데다 시장가치 기준 10억 달러 이상인 ‘유니콘기업’도 14곳에 이르는 점에 주목했다.
코트라는 인도 투자유치기관 인베스트인디아와 손잡고 2019년 초부터 두 나라의 스타트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도 코트라와 인베스트인디아가 주최한 행사를 통해 국내 스타트업 10곳으로 구성된 사절단이 인도에서 현지 벤처캐피털을 상대로 투자유치를 홍보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몇몇 한국 기업들은 도전정신을 지니고 1990년대 후반부터 인도에 진출했다”며 “그 기업들의 맥을 잇는 스타트업이 많이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