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앱티브와 협력을 통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앱티브와 합작회사로 (자율주행 기술의) 생태계를 구성할 만큼 기술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합작회사가 오픈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합작사 설립했지만 성과내기 장담 못해"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은 23일 미국 앱티브와 총 40억 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관련 합작회사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관련 소프트웨어를 다른 글로벌 완성차기업에도 납품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국 자율주행 시장에 완성차기업과 정보기술(IT)기업의 연합이 많다는 점, 앱티브와 협력하는 차량공유기업의 규모가 떨어진다는 점이 합작회사 설립에 따른 시너지 기대를 낮추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는 이미 2015년 자율주행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크루즈를 인수해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포드와 폴크스바겐은 아르고AI라는 자율주행 스타트업에 공동투자했고 토요타는 소프트뱅크와 손잡아 우버와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합작기업 설립이 글로벌 완성차기업의 기술개발 확보 속도보다 다소 뒤쳐졌다는 점에서 두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으로 전망됐다.

앱티브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는 기업이 우버보다 영향력이 작은 리프트라는 점도 약점으로 꼽혔다.

임 연구원은 “레벨4나 레벨5 수준으로 기술 완성도를 높이려면 주행거리 축적을 통한 빅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앱티브의 공유분야 협력사는 리프트인데 우버와 비교해 축적거리가 10분의 1 수준이고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을 통해 이미 10억 마일의 주행거리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다만 임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미래차 경쟁구도 형성에 가세하면서 기술 개발속도를 높였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