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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직접 나선 세월호 사고대책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4-04-17 14: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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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직접 나선 세월호 사고대책  
▲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침몰 사고 대처에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수학여행 고교생들의 참변이라 그만큼 충격적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직접 침몰현장을 방문했고 정 총리는 물세례까지 받으며 사태수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분위기는 냉랭하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놓았던 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가 흔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7일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았다. 박 대통령은 “소식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왔다”며 “생존자가 있다면 1분 1초가 급하니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독려했다.

박 대통령은 서망항에서 소형 해경정에 승선해 인근 바다로 나간 뒤 해경경비함정으로 옮겨타고 세월호 침몰현장을 찾았다. 가늘게 내리는 비에 안개까지 짙게 껴 시계는 1㎞ 이하에 불과할 정도로 날씨는 좋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함정 갑판에서 침몰한 세월호를 보면서 사고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박 대통령은 오후 2시께 해경 지휘함으로 이동해 조타실에서 김문홍 목포해양경찰서장으로부터 상황설명을 들은 뒤 "얼마나 가족이 애가 타겠나"며 "어렵고 힘들겠지만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진도읍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실종자 가족들에게 "마지막 한 분까지 구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자리에서 지키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여기 있는 사람들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통해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며 "책임질 사람이 있다면 엄벌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체육관에 들어서자마자 실종자 가족들은 박 대통령이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우리 애 좀 살려달라. 물속에 살아있다. 제발 꺼내달라. 한두 명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

박 대통령은 16일부터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에게 실시간으로 현장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뜬눈으로 밤을 샜다고 전했다.


세월호 침몰사고 대책본부장은 정홍원 총리가 맡았다. 목포 해양경찰청에 대책본부가 꾸려졌다. 부본부장은 해양수산부·안전행정부 장관이다. 교육부·보건복지부· 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해양경찰청장, 방재청장, 해군참모총장, 전남도지사가 대책본부 위원이다.


  박근혜 직접 나선 세월호 사고대책  
▲ 정홍원 국무총리가 17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들의 저지를 뚫고 빠져나오고 있다.

정 총리는 16일 밤 늦게 중국과 파키스탄 순방에서 돌아오자 마자 곧바로 목포 해양경찰청에서 긴급 사고대책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정 총리는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정말 안타깝고 괴롭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회의를 마치고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다. 정 총리는 “구조활동을 책임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 대처에 불만을 품은 가족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혔다.


격앙된 실종자 가족들은 “우리 아이들을 살려내라”며 소리쳤고 일부는 정 총리에게 욕을 했다. 정 총리가 체육관을 빠져나가려 하자 이를 저지하며 생수병을 던졌다. 정 총리는 갑작스런 물세례에 머리와 어깨 일부가 젖었다.


정부는 이번 사고수습에 정 총리를 대표로 내세울 정도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안도 사인이지만 눈앞에 다가온 지방선거에 대한 부담감도 크게 작용한 것을 보인다. 여야는 선거유세를 잠정중단했다.


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민안전’이라는 공약을 내놓을 정도로 안전을 강조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안전부의 명칭을 안전행정부로 바꾼 것도 이런 뜻이다. ‘안전한 사회 구현’을 핵심 국정 목표로 추진해 지난해 5월 국민안정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정부 부처별로 차관과 차장급 월례회의인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신설했다. 박 대통령은 “국정목표인 국민행복을 열어가는 데 있어 안전은 가장 기본적 토대”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태안 해병대캠프 사고, 2월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에 이어 이번에 또다시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안전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인천에서 제주로 가던 여객선 세월호는 16일 오전 전남 진도 부근 바다에서 침몰했다. 세월호에 수학여행 중인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등 47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17일 현재 구조자 179명, 사망 및 실종자 296명이다. 해군과 해경이 잠수부를 동원해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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