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국내 재건축 수주에서 아파트 브랜드를 놓고 고민에 빠져있다.
현대건설은 해외수주가 부진하자 수도권 재건축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경쟁사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
|
|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2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한 프리미엄 브랜드 선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삼호가든3차 재건축에 쓰였던 '디 에이치'를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산업에도 사용할지를 내부에서 논의하고 있다"며 "신규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도권에서만 70여 재건축·재개발단지가 시공사 선정을 준비하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은 특히 최대 규모로 강남권 재건축사업의 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반포주공 1단지는 대지면적만 34만㎡에 이르고, 총면적은 약 119만㎡이나 되는 초대형 단지다. 이 단지는 재건축 이후 7700여 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급 대형단지로 바뀌게 된다.
강남권에서 유일하게 남은 한강변의 저층 아파트 재건축단지인 데다 분양가 상한제 폐지의 영향으로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단지는 최근 3.3㎡당 시세가 6천만 원을 넘어섰다. 새로 지어지는 7700여 가구의 평균분양가를 15억 원으로 산정하면 이 단지를 수주한 건설사가 받는 총 분양금액은 11조 원이 넘는다.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해 현대건설뿐 아니라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등 국내 거의 모든 대형건설사가 뛰어든 상태다.
재건축 아파트 시공사를 선정하는 데 아파트 브랜드는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강남 재건축은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브랜드 파워를 보유한 1군 건설업체만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건설은 27일 당산동 상아현대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탈락했다. 현대건설은 123표를 얻어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산업개발(245표), 포스코건설(193표)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금품살포 등 여러 논란이 있지만 현대건설이 내세운 브랜드 '힐스테이트'가 조합원들의 마음을 얻기에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
|
▲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망도. |
현대건설은 2006년 고급 이미지를 위해 기존 브랜드 현대홈타운을 버리고 힐스테이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힐스테이트는 출시 10년이 다 됐지만 브랜드 파워가 현대건설의 위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가 지난해 실시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를 보면 삼성물산 래미안이 1위를 차지한 반면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는 6위에 그쳤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부문에서 단 한 건의 수주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올해 신규브랜드 '디 에이치'로 삼호가든3차 재건축을 수주했지만 '힐스테이트'로는 당산동 상아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에 실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