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철 동부제철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동부제철 재건의 임무를 부여받았다.

이 내정자는 동부제철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산 매각을 비롯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주력제품인 컬러강판의 내수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세철, KG그룹에 넘어간 동부제철 맡아 뿌리째 체질 바꾼다

▲ 이세철 동부제철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30일 동부제철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세철 전 넥스틸 부사장을 정식으로 사내이사에 선임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이번 사내이사 선임은 사실상 대표이사 가선임”이라며 “8월30일 KG스틸-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으로부터 잔금이 모두 납입되면 정식으로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다”고 말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동부제철 인수를 공식화하면서부터 이 내정자를 새 대표이사로 점찍었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글로벌시장 개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은 2018년 기준 총매출 2조9090억 원 가운데 93.2%에 이르는 2조7099억 원을 강판 판매로 올렸다. 강판사업의 내수와 수출 비중은 4:6 가량이다.

이 내정자는 대우인터내셔널(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콸라룸푸르 지사장과 말레이시아 법인장을 지냈고 강관회사 넥스틸에서도 미국과 무역문제를 담당했던 해외 전문가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기 앞서 내수시장 경쟁력부터 다지려 할 것으로 보인다.

KG그룹이 내놓은 동부제철 회생방안은 강판사업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G그룹은 동부제철의 사업구조를 컬러강판과 석도강판 등 강판사업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내정자는 동부제철의 사업 재편을 위해 먼저 동부인천스틸 정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은 4월부터 태스크포스를 꾸려 동부인천스틸의 노후설비를 정리하고 당진 공장으로 강판사업을 일원화한 뒤 인천 공장 부지를 매각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KG그룹이 이 내정자의 사업재편을 뒷받침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 KG그룹이 동부제철 당진공장에 최대 2천억 원을 투자해 강판 생산설비를 보강할 것으로 철강업계는 바라본다.

투자자금의 일부는 당진 열연전기로를 매각해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제철은 당진공장에 열연전기로를 설치하기 위해 1조2천억 원을 들였지만 이 투자가 원인이 돼 자본잠식에 빠졌고 2014년부터 채권단의 관리를 받았다. 당진 열연전기로는 2014년 말부터 가동을 멈춘 상태로 KG그룹은 이를 매각한다는 방침을 동부제철 회생방안에 담았다.

이 내정자는 사업 재편과 함께 컬러강판에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컬러강판은 동부제출의 주력제품이지만 국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어 내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컬러강판은 동부제철 전체 매출의 40%가량을 담당한다.

동부제철은 일찍부터 당진공장과 자회사 동부인천스틸의 인천공장에서 연 45만 톤의 컬러강판 생산체계를 갖춰 내수시장 점유율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동부제철이 2015년 10월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신규투자를 진행하지 못하는 사이 점유율 1위 동국제강은 생산량을 10만 톤가량 늘렸고 추격자인 포스코강판과 세아제강의 생산량도 동부제철에 근접하고 있다.

국내 컬러강판시장은 2018년 기준 연 200만 톤 규모로 동국제강 75만 톤, 동부제철 45만 톤, 포스코강판 40만 톤, 세아씨엠(세아제강의 컬러강판 자회사) 20만 톤 등으로 구성돼있다.

내수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당장은 글로벌시장에서 활로를 찾기도 쉽지 않다.

앞서 6월21일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한국산 컬러강판에 상계관세 이외에도 반덤핑관세를 추가 부과하기로 결정하는 등 글로벌에서 강판 무역장벽이 단단해지고 있다.

인도에서도 컬러강판과 석도강판 등 도금강판에 톤당 최대 199달러의 반덤핑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물산, 강관 등 사업을 진행하는 회사에서 중책을 맡아 철강업을 잘 아는 사람”이라며 “해외사업 관련 업무를 경험한 만큼 글로벌시장에서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우선 내수시장 경쟁력을 다시 굳히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세철 동부제철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1957년 7월22일 태어나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했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의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지사 지사장, 2011년 대우인터내셔널 말레이시아법인 대표를 지냈다. 2012년 8월 넥스틸 부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