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이 선진국 부동산시장에 집중하며 대체투자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부동산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자대상을 찾으며 사업 다각화에 힘쓰는 것으로 보인다.
16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부동산 대체투자상품을 발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불거지는 등 신흥국 시장에서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선진국 위주로 부동산투자사업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에서 해외거점을 마련해둔 만큼 이 지역에서 사업을 강화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과 싱가포르에 법인을, 일본에는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올해 안에 일본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할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대신증권은 일찌감치 중국 사무소와 홍콩 법인을 철수하고 관련 인력과 인프라를 싱가포르 법인과 합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짜왔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뉴욕 맨하탄 도심부에 있는 건물에 모두 1227억 원 규모로 지분투자를 벌였고 올해 초 대신자산운용이 500억 원 규모로 일본 도쿄의 상업용 건물을 매입할 당시 일부 자금을 투자하며 부동산투자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와 일본 등에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만큼 대신증권의 ‘선진국 위주 전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지속되는 데 따른 여파로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신흥국의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진 점도 대신증권이 안정성 위주의 경영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싱가포르의 상업용 건물이 밀집해있는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지역은 2008년 이후 꾸준히 안정적 공실률을 보이고 있는 데다 신규 상업용 건물이 공급될 여지가 낮아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미숙 대신증권 글로벌부동산팀 연구원은 “싱가포르 정부는 대부분의 토지를 소유해 개발용도를 지정한 상태에서 토지를 공급하는데 대부분 호텔이나 주거 개발 위주로 공급하는 만큼 상업용 건물의 공급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본 부동산시장 역시 낮은 공실률을 보이고 있어 안정적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임대료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신증권은 그동안 개인 위탁매매사업 위주로 성장해온 만큼 사업 다각화가 절실하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데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수수료 인하 경쟁을 펼치면서 위탁매매사업에서 예전만큼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대신증권은 국내 부동산시장 위주로 투자금융(IB)사업에 속도를 내왔지만 아직까지 수익비중이 크지 않다. 최근 국내 부동산경기가 침체되고 있는 만큼 해외 부동산사업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부동산사업 뿐만 아니라 안전자산인 채권이나 금의 투자비중을 늘리는 등 안정성 위주의 경영기조를 지니고 있다”며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안정성을 강조한 전략이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