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기업 칭화유니그룹이 D램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시장 지배력에 도전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아직 꺾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2일 로이터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최근 D램 생산을 담당하는 새 사업조직을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D램을 개발중이던 중국 푸젠진화가 미국 정부의 제재로 미국산 반도체장비를 수입할 수 없게 돼 D램시장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칭화유니그룹이 그 역할을 대신 맡으려는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가 푸젠진화에 들이던 막대한 반도체 연구개발과 생산투자 지원도 칭화유니그룹의 D램 사업조직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푸젠진화가 미국 반도체기업 기술을 도용했다는 혐의로 무역제재를 결정했는데 칭화유니그룹을 상대로는 시장 진출을 방해할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
로이터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과 분쟁이 치열해질수록 중국의 반도체사업 진출 노력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세계 D램시장에서 95%의 시장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구축하면서 안정적으로 실적을 올리고 있다.
자연히 D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실적에 기여하는 비중도 훨씬 크다.
하지만 중국 최대 반도체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정부 지원에 힘입어 D램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로이터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이미 35조 원 정도의 금액을 들여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이르면 올해 낸드플래시 양산을 시작해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세계 반도체 상위기업의 기술력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칭화유니그룹을 앞세워 D램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면 한국 반도체업계에도 중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중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과 미국이 지배한 D램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반도체 자급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IT전문매체 더레지스터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의 D램사업은 과거 이노테라와 난야 등 대만 반도체기업의 경영을 총괄하며 대만에서 'D램의 아버지'로 불렸던 했던 찰스 카오 CEO가 이끌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