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케미칼이 인도에서 폴리염화비닐(PVC) 수요의 급증으로 PVC사업에서 성장할 기회를 잡았다.
한화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 수출물량은 90%이상이 인도로 수출되는데 최근 인도 모디 총리가 재집권한 뒤 건설경기 부양정책을 강화하면서 폴리염화비닐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1일 한화케미칼 관계자에 따르면 폴리염화비닐을 생산하는 여수 공장 가동률이 100%에 이르러 2020년 초 상업생산을 목표로 생산공장 증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수 폴리염화비닐 생산공장이 완공되면 폴리염화비닐 생산량은 연간 14만 톤이 늘어나 국내 생산량만 약 80만 톤에 이르게 된다.
폴리염화비닐은 건설, 자동차, 생활용품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범용 플라스틱으로 가성소다와 함께 한화케미칼의 전체 매출액 중 가장 많은 20%를 차지한다.
한화케미칼의 폴리염화비닐은 수출물량 중 90%가 인도시장에서 소비되는 데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재선으로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재집권에 성공한 뒤 2019년까지 열악한 화장실과 상하수도 설비를 정비하는 ‘클린 인디아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상하수도관의 재료인 폴리염화비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다.
인도의 폴리염화비닐 수요는 연간 300만 톤이 넘지만 생산여력은 이에 크게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2014년부터 연간 150만~200만 톤 가량의 폴리염화비닐을 한국 한화케미칼과 LG화학으로부터 수입해왔다.
한화케미칼은 인도시장에서 범용제품인 폴리염화비닐 뿐 아니라 고부가 제품인 염소폴리염화비닐(CPVC)의 고객가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염소폴리염화비닐은 온수용 배관이나 스프링 쿨러 등 주거용 산업용 배관에 쓰이는 제품으로 폴리염화비닐보다 열을 더 잘 견디고 쉽게 부식되지 않는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염소폴리염화비닐은 내열성이 강해 온도가 높은 인도 환경에 잘 맞는다”며 “염소폴리염화비닐은 고부가 제품이라 일단 인도에서 수요를 확보해 시장이 성장하면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화케미칼은 인도에서 폴리염화비닐과 함께 가성소다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성소다는 폴리염화비닐과 수직계열화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으로 소금물을 전기분해해 가성소다와 염소가스를 만들고 이 염소가스로 다시 폴리염화비닐을 만든다.
가성소다는 비누의 원료일 뿐만 아니라 반도체 표면 처리, 알루미늄 정제 추출 등 산업현장에서 세척제로 주로 쓰인다. 인도는 가성소다의 주요 수입국 중 하나인데 지난 해 10월 가성소다 수입에 신규 수입인증절차(BIS)를 도입하면서 수입을 잠정중단했다.
하지만 한화케미칼은 5월 인증절차를 마치고 수출을 재개했다. 여수 가성소다공장도 4월부터 정기보수를 진행해 6월 마무리하고 다시 생산을 시작해 가동률 100%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브라질의 알루미나 추출공장이 가동률을 회복하며 가성소다의 글로벌 수요가 늘 수 있다는 점도 한화케미칼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성소다는 알루미나 결정을 추출할 때 쓰인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 알루미나 생산설비 가동률은 7월 85%, 11월 100% 가동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인도의 가성소다 수입 재개로 세계적인 가성소다 공급과잉이 해소돼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