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의 공급과잉에 대응해 생산량을 적극적으로 감축하고 평택과 중국 시안의 새 반도체공장 투자도 늦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14일 "중국 화웨이를 상대로 한 미국 정부의 제재 이후 부품업황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화웨이의 서버용 반도체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과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반도체업황에 악영향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황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현재 공급량과 비교해 4~5% 떨어지는 수준이라 업황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반도체기업들의 D램과 낸드플래시 재고가 역사상 최고수준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공급과잉이 이어지면 업황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황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 사이에서 수요 회복을 기다리기보다 공급을 조절해 재고량을 낮추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공급기조도 변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반도체 생산라인을 효율화하는 수준의 소극적 공급조절을 진행했지만 하반기에는 아예 반도체 원판(웨이퍼) 투입을 줄여 적극적 생산감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원판 투입이 줄어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지만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 전략이 될 수 있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건설중인 평택 제2반도체공장과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공장의 투자 일정도 기존 예정보다 크게 늦출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평택 제2반도체공장은 당초 2020년 8월 초기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예정됐지만 가동시기가 2021년 4월까지 미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황 연구원은 중국 시안 제2반도체공장 투자도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적자폭이 지금보다 더 커지면 보수적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모두 세계 점유율 1위 기업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감축과 시설투자 축소는 공급과잉 해소를 통한 업황 개선에 큰 효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