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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왼쪽)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지난 4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신형 K5를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
국내 중형세단시장을 놓고 하반기에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형제 대결을 벌인다.
기아차가 오는 7월 신형 K5를 출시하며 현대차의 쏘나타에 도전장을 내민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는 7월 신형 K5 출시를 앞두고 6월 중순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신형 K5는 2010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현대차도 비슷한 시기에 LF쏘나타의 파생모델을 출시한다. 현대차는 6월 LF쏘나타 1.6 터보와 1.7 디젤의 사전계약을 시작한다.
두 차량의 출시시기가 겹치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자존심 대결이 다시 한 번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 쏘나타에 굴욕 안긴 K5
쏘나타는 2010년 6월 K5에 중형세단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당했다.
쏘나타가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월간판매량 1위를 놓친 것은 1985년 출시 이후 두 번째였다.
쏘나타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8월 기아차 크레도스에 1위를 내준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 기아차가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30% 할인이라는 파격적 가격을 내세웠던 만큼 정상적 상황이 아니었다.
K5는 2010년 5월 출시되자마자 돌풍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6월 한 달 동안 1만 대가 넘게 팔렸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영입한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총괄 사장의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고 그 관심이 판매로 이어졌다.
당시 판매되던 YF쏘나타가 2009년 9월 출시된 모델인 만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그동안 쏘나타가 중형세단시장에서 워낙 강세를 보였던 터라 현대차의 충격은 컸다.
쏘나타의 굴욕은 이듬해에도 계속됐다.
2011년 쏘나타는 총 10만4천여 대, K5는 총 8만7500여 대 판매되며 쏘나타가 판매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쏘나타의 판매량은 구형 NF쏘나타와 신형 YF쏘나타의 판매량을 모두 합친 수치다.
NF쏘나타의 판매량을 제외하면 쏘나타 판매량은 8만9천여 대로 줄어 K5와 격차가 1500대 아래로 내려간다.
게다가 YF쏘나타의 영업용 모델이 1만324대 팔린 데 비해 K5의 영업용 모델은 6700여 대밖에 팔리지 않았다. 이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가 직접 구매한 차량은 K5가 YF쏘나타보다 2200여 대 많다.
그 뒤에도 쏘나타는 신형과 구형을 모두 합쳐 K5보다 많이 판매됐다.
지난해 쏘나타는 새로 출시된 LF쏘나타까지 합세해 연간 판매량 10만8천 대를 기록했다. 반면 K5는 모델 노후화로 판매량이 4만9천 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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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F쏘나타 하이브리드와 곽진 현대차 부사장 |
◆ 기아차 K5, 신차특수 얼마나 누릴까?
신형 K5가 신차특수를 얼마나 누릴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3월 출시된 LF쏘나타는 신차특수를 두 달여밖에 누리지 못했다. 지난해 4월 1만2천 대 판매됐지만 6월 판매량은 7천 대 아래로 급감했다. 8월 판매량은 5500여 대까지 떨어졌다.
기아차는 신형 K5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K5는 K시리즈 전체 판매량의 45% 이상을 차지하고 세계적으로도 130만 대 이상 팔린 기아차의 주력모델이다.
기아차는 신형 K5를 선보이며 ‘두 개의 얼굴, 일곱 가지 심장’이라는 제품전략을 선보였다.
디자인과 엔진의 조합에 따라 소비자들이 모두 14개의 모델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아차는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해 판매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