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는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을 토대로 금융업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스타벅스의 인프라를 감안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 케빈 존슨 스타벅스 최고경영자.
16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일반고객들도 올해 안에 스타벅스 매장에서 가상화폐로 커피를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타벅스는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을 거의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포브스는 13일 가상화폐 거래소 제미니의 설립자인 윙클보스 형제가 스타벅스에서 가상화폐로 커피를 샀다는 소식을 전했다.
7월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는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백트(BAKKT)에도 가상화폐 선물거래 기능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저장, 결제 등의 기능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벅스는 백트의 주요주주 가운데 하나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백트를 활용해 스타벅스에서 가상화폐 결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스타벅스는 가상화폐 결제시스템 도입 가능성을 부인했다.
스타벅스는 당시 비트코인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 등에 성명서를 내 “스타벅스가 음료를 팔 때 비트코인을 바로 받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을 매장 결제에 쓰이는 달러로 바꿔주는 거래소 설립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가 태도를 바꾼 이유를 두고 금융업 진출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온다.
스타벅스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의 충전금을 받아두고 고객이 원하면 환불해주는 일종의 간편결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고객들은 미리 모바일앱에 일정 금액을 충전해두고 충전금액만큼 음료를 구매하는데 일반구매보다 앱을 통한 구매가 적립 등 혜택이 많아 이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스타벅스 모바일앱에 돈을 충전한 이용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에서만 23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늘어 충전금으로 쌓인 스타벅스의 예치금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마켓워치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글로벌 예치금 규모는 2016년에 이미 12억 달러(1조4292억 원)를 넘어섰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모바일앱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지난해 예치금 규모가 20억 달러(2조3820억 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 예치금을 활용해 금융업에 진출하는 것에 큰 관심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타벅스의 예치금이 75개 나라의 각종 통화로 쌓이다 보니 각 나라의 금융규제 등을 맞춰가며 이를 함께 운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돼 왔다.
스타벅스는 이 문제를 가상화폐 결제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화폐는 모든 국가에서 비슷한 수준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데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금융규제의 제약 없이 세계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하다.
스타벅스 모바일앱에서 가상화폐로 예치금을 충전하고 가상화폐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면 스타벅스는 세계 각 나라에서 모이는 예치금을 가상화폐 형태로 한 번에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의 금융업 진출 아이디어가 현실화된다면 가상화폐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가상화폐가 법정통화보다 신뢰성 있는 통화로 여겨지는 중남미나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스타벅스가 은행을 대신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