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1분기에 '깜짝실적'을 냈지만 앞으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익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주식시장 변화에 민감한 위탁매매와 투자운용(PI)부문의 수익비중이 지나치게 큰 데다 장기적 수익을 이끌어낼 투자금융(IB)부문을 늘릴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증권, 1분기 실적호조 여세 지키기 위해 수익구조 변화 시급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10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키움증권이 1분기에 증권가의 전망치를 웃돈 순이익을 낸 데는 투자운용부문 호조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키움증권의 사업부문은 크게 개인 및 법인영업을 맡는 위탁매매부문과 채권이나 주식을 사고팔아 이익을 내는 투자운용부문, 기업금융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부문으로 나뉜다. 

키움증권은 1분기에 주식 및 채권운용 등 투자운용부문에서 763억 원의 수익을 냈다. 직전 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지난해 1분기보다는 8배 넘게 증가했다.

정태준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채권운용 등 투자운용부문에서 수익이 크게 늘어난 반면 판매관리비는 전망치를 밑돌아 ‘깜짝실적’을 냈다”며 “1월부터 주식시장이 반등한 데다 3월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채권운용이익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파악했다.

하지만 키움증권이 앞으로도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수익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과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의 폭이 크게 변화되는 투자운용이나 위탁매매부문의 수익비중이 여전히 높은 데다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 투자금융에 집중할 여력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1분기 위탁매매부문에서 998억 원, 투자운용부문에서 763억 원의 수익을 냈다. 두 사업부문에서 올린 수익이 전체 영업수익의 78.4%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했다.

위탁매매와 투자운용은 주식과 채권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이 크게 변해 불확실성이 높은 사업부문으로 꼽힌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분기부터 투자운용부문에서 수익이 88억 원, 42억 원, 19억 원 등으로 감소했다가 4분기에 결국 547억 원의 손실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주식시장이 좋지 못한 데 따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손실폭이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올해 1분기 투자운용부문의 높은 수익이 일시적이고 변동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운용부문의 수익비중이 높아지면서 키움증권의 증시 민감도가 함께 커지고 있다”며 “키움증권의 운용역량이 높아지고 있지만 증시 전망은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투자운용부문에서 오는 위험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당장 투자금융부문의 수익을 늘리기도 여의치 않다.

부동산금융이나 대체투자 등 투자금융부문에서 거래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을 확대해야 하는데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사업을 준비하고 있어 자금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5월 발표되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약 25.6%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추산되며 이렇게 되면 약 768억 원의 자금을 부담해야 한다.

다만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계기로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태준 연구원은 “키움증권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얻게 된다면 온라인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더욱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기존 금융상품 판매를 늘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