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조선회사들의 조선용 후판 가격협상이 6개월째에 접어들었다.

포스코는 원재료 철광석의 가격 상승분까지 충분히 반영해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려 하지만 조선회사들의 반대가 거세다.
 
포스코, 수익성 방어 위한 후판 가격 인상협상 6개월째 난항

▲ 장인화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2일 포스코에 따르면 2019년 하반기 공급할 조선용 후판의 가격협상시기가 곧 다가오는데 아직 2019년 상반기에 공급 중인 조선용 후판 물량의 가격협상조차 매조지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오른 만큼 후판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선회사들은 가격 동결을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후판 가격을 충분하게 인상할 수 있다면 철강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후판은 포스코의 별도기준 매출에서 15%가량을 차지한다.

그러나 조선회사들은 중국산 후판 수입이라는 카드를 내세워 포스코의 후판 가격 인상안에 반대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황이 아직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조선회사들도 적자를 이어가는 판국”이라며 “철강회사들이 후판 가격의 인상을 밀어붙인다면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후판의 수입량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상반기 가격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에 높은 철광석 가격이 포스코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제품의 원재료 철광석 가격은 올해 초 급등세를 보인 뒤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4월 넷째 주(20일~24일) 철광석은 톤당 평균 93.5달러에 거래됐다. 3개월 전보다 23.1% 올랐다.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이는 1월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에서 댐 붕괴사고가 일어난 데 이어 3월 호주 광산회사 리오틴토(Rio Tinto)의 광산을 사이클론이 덮치는 등 재해로 철광석 공급물량이 줄어든 탓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에는 연초부터 상승한 철광석 가격이 포스코의 철강제품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다”며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값을 뺀 것)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파악했다.

포스코는 협상을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후판 가격의 인상폭을 줄이는 식으로 물러서기도 쉽지 않다.

앞으로 철광석 수급상황이 더욱 빠듯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철강시장 조사기관인 마이스틸(Mysteel)에 따르면 4월 넷째 주 중국 항구의 철광석 재고는 1억3600만 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재고가 15% 줄어든 것이며 2017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재고다.

미국 최대 광산회사인 ‘클리블랜드 클리프’의 로렌코 곤칼베스 CEO는 4월25일 열렸던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의 철광석 재고 감소세에 주목하며 “조만간 철광석시장은 심각한 공급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는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들어 강재 가격을 매달 인상하고 있으며 가전용 판재류 가격은 1분기에 톤당 2만~3만 원 인상했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후판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1분기에 별도 매출 7조8165억 원, 영업이익 8325억 원을 거뒀다. 2018년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8.1%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률도 13.1%에서 10.7%로 2.4%포인트 낮아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