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JB금융그룹의 자본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리스크 관리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는 데 힘쓴다.
1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자회사인 전북은행과 함께 리스크 관리 내부등급법을 각각 도입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다른 은행자회사인 광주은행은 이미 내부등급법을 적용했다.
내부등급법은 지주와 은행이 자체적으로 추정한 리스크 측정요소를 활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하는 시스템이다.
JB금융지주와 전북은행이 현재 활용하고 있는 표준등급법은 금융당국이 정한 위험가중치를 적용해 위험가중자산을 산출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하는데 표준등급법의 위험가중치가 내부등급법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면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진다.
JB금융지주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3월 말 기준 9.3%로 신한금융지주(11.8%), KB금융지주(14.18%), 우리금융지주(11.1%), BNK금융지주(9.68%) 등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2014년 광주은행,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을 잇달아 인수하는 과정에서 크게 떨어진 보통주 자본비율을 매년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지만 아직 금융위원회가 금융지주에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는 보통주 자본비율 수준(10%)을 밑돌고 있다.
JB금융지주에 내부등급법이 적용되면 위험가중자산이 줄어들어 보통주 자본비율은 0.6~0.8%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JB금융은 2016년부터 지주와 전북은행에 각각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진척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회장은 올해 3월 임기를 시작하면서 양적 성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질적 성장전략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인 만큼 자본비율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는 내부등급법 도입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김 회장은 4월30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자본비율을 조기에 충족할 것”이라며 “어떤 형태든 가장 빠른 방법으로 빠른 시기에 내부등급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려면 자체적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마련하고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아야한다. 일반적으로 금감원의 사전 점검을 받은 뒤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정식 승인을 신청하는 단계로 진행된다.
JB금융지주는 상반기까지 리스크 관리시스템을 만든 뒤 심사에 보통 6개월 이상이 걸리는 점을 고려해 2020년~2021년에 금감원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김 회장은 금감원 부원장을 지냈던 경험이 있는 만큼 금감원의 승인심사 과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기본에 충실한 내실 위주 경영정책을 바탕으로 자본비율 조기 안정화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한 경영 효율성 확보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