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가 “경북도는 식량작물, 과수, 축산 등 전국 최대 농산물 산지지만 다른 지역보다 유통단계가 복잡해 비효율적”이라며 “비효율적 유통구조가 농가경영 악화로 이어져 농촌 공동화와 고령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경북도는 8일 ‘농식품 유통혁신 프로젝트’ 발표를 통해 전했다.
이 지사는 농산물 통합마케팅을 통해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브랜드들을 모아 경북도 단위로 농산물 수주와 판매를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현재 경북에서는 800여 개에 이르는 농산물 브랜드가 서로 제 살 깎아먹기 식으로 경쟁하고 있어 농민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경북 농산물 통합 브랜드인 ‘데일리’를 앞세워 통합 마케팅 품목을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 등 경북 관계자들은 통합마케팅 참여 자체에 여러 이점이 있는 만큼 자연스럽게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합 마케팅을 진행하면 브랜드들이 제각각 유통업체와 계약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통합 브랜드가 많은 물량을 확보한 채 수주 등 교섭을 진행하기 때문에 교섭력도 강해진다. 농산물 거래에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된다.
경북도는 시범적으로 사과, 자두, 감, 포도, 복숭아 등 과일 5종을 두고 ‘데일리’ 브랜드로 통합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2018년 1~11월 경북도 과일 통합 마케팅 매출은 4872억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의 4207억 원보다 15.8% 늘었다. 판매 물량도 18만6천 톤으로 2017년의 17만2천 톤보다 8.1% 증가했다.
이 지사는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중대형 농가와 소규모 농가를 나눠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특히 그동안 정책적으로 소외돼 있던 소규모 농가에 초점을 맞췄다.
경북도청 관계자는 “중대형 농가는 이미 다양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어 기존 유통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면 되지만 자체적으로 교섭력을 지니기 어려운 소규모 농가에는 산지 유통시설, 지역 직매장, 직거래 행사 등을 통해 유통 진출창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런 유통구조 개선으로 2023년까지 통합 마케팅 매출 8천억 원, 직거래 매출 2천억 원, 농식품 수출 7억 달러 등 농가소득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농가소득을 높여 농민 생활여건을 개선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청년과 귀농민 등을 유인해야 소멸위기를 맞이한 경북 농촌을 살릴 수 있다.
경북 농가소득은 2014년 1580만 원 수준에서 2016년 1230만 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농가인구는 2010년 49만1천 명에서 2016년 40만2천 명으로, 농가구 수는 2010년 20만1천 가구에서 2017년 17만9천 가구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 지사는 농산물 통합 마케팅정책을 간추려 8일 ‘농식품 유통혁신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유통구조 개선, 판로 확대, 유통환경 변화 대응, 안전 먹거리 공급체계 강화, 거버넌스체계 구축 등 5개 부문의 20개 과제에 2023년까지 2884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