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새 소각장 준공을 기다리는 것 외에 제주도에 쌓여가는 쓰레기를 처리할 묘수를 마련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일 제주도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소각장은 생활폐기물, 폐목재 등 하루에 280톤가량 들어오는 쓰레기 가운데 140톤 정도밖에 처리할 수 없다. 나머지는 야적장에 방치하고 있어 쓰레기가 계속해서 쌓여가고 있다.
 
원희룡, 새 소각장 준공까지 제주도 쓰레기 처리대책 없어 '골머리'

원희룡 제주도지사.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관계자는 “그나마 주위에 민가가 거의 없어서 산처럼 쌓인 쓰레기를 두고 민원이 안 들어오는 것이 다행”이라며 “새 소각장이 마련되는 11월까지 어떻게든 버티는 것 말고 다른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쓰레기 처리에 관해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의 새 소각장 준공을 기다리는 것 외에 특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구좌읍 동복리의 새 소각장이 11월 준공되기까지는 아직 반년 넘게 남았다.

원 지사는 “동복리 자원순환센터의 소각시설이 완비되면 제주도 안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을 100%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새로운 소각장이 들어선다 해도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 제주도 소각장들이 이미 처리능력 한계를 넘어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소각장은 하루 500톤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북부광역환경관리센터 등 다른 소각장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추가로 받아들인다고 가정하면 실제 처리 가능한 용량은 하루 300톤 안팎으로 제한된다.

이미 방치된 쓰레기를 처리할 용량까지 더하면 새 소각장의 처리능력은 금방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제주도 부지에 소각장 등 쓰레기 처리시설을 무한정 지을 수도 없으므로 제주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자체를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

원 지사는 이미 요일별 배출제 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재활용 확대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의 재활용품 재활용률은 요일별 배출제가 시행된 2016년 기준 53.4%에서 2017년 기준 56.7%로 3.3%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제주도는 관광객과 인구가 늘면서 빠르게 증가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011년 제주도 일일 생활폐기물 배출량은 765톤이었지만 2017년에는 1302톤으로 70%가량 늘었다.

원 지사는 이처럼 제주도 자체 처리능력 이상으로 늘어난 쓰레기를 민간업체를 통해 처리하는 과정에서 '일부 쓰레기가 필리핀에 불법적으로 수출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등 홍역을 치렀다.

원 지사는 “폐기물 처리와 재활용 관련 정책을 철저히 점검하고 개선할 것”이라며 “청정 제주의 이미지가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생활환경정책 수립과 실행, 사후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