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부 당에서는 내부의 반대도 만만찮다.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지도부는 18일부터 선거제 개편 합의안에 관련된 의견을 받아 정당별로 각각 추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거제 개편 패스트트랙 추진하지만 합의 여야4당 내부 반발도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부터 세번째),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두번째), 이정미 정의당 대표(네번째)를 비롯한 야3당 지도부들이 11일 서울 마포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조찬회동에서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4당은 17일 의원 수 300석(지역구 225석, 권역별 비례대표 75석) 규모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개별 정당들이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모두 받아들이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등에서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추진하게 된다. 관련 상임위원회의 재적 의원 60% 이상이 찬성하면 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다.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은 선거제 개편 합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체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당과 평화당 안에서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 추인이 쉽지 않아 보인다. 

미래당 안에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연동률을 100%가 아닌 50%로 결정한 점에 불만이 나온다. 평화당에서는 호남 지역구의 의석 수가 줄어드는 점에 반발하는 의견이 나온다.

이준석 미래당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개편과 신속처리안건 지정은 지난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의원 25명 가운데 17명 이상의 동의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신환 미래당 사무총장도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나와 “선거제 개편 합의안을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면 탈당할 의지를 보인 의원이 일부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성엽 평화당 의원은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개편에 쫓기면 정치 발전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며 “지역 대표성이 훼손되는 쪽으로 합의한다면 차라리 합의하지 않는 쪽이 낫다”고 주장했다. 

여야4당이 신속처리안건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함께 올리는 방안을 놓고 아직 합의하지 못한 점도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한국당은 선거법 개편 합의안의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야3당을 상대로 선거법 개편에 합의하면 공수처 설치 등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8일 ‘좌파독재 저지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서 “선거법과 공수처 설치 법안 등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신속처리안건 지정은 좌파 독재정권의 수명을 늘리기 위한 ‘입법 쿠데타’”라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