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이 올해를 ‘올레드(OLED) 전환 마무리 원년’으로 삼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올레드사업의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생산성을 높이고 거래선을 확대해 최대한 적자 규모를 줄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1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 라인인 구미 E5공장 수율이 빠른 속도로 안정화되고 있다.
중소형 올레드 전용으로 건설된 파주 E6공장도 올해 안에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 사업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E5공장이 안정적 수율을 내고 있고 E6공장도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관련 이슈들이 해소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권성율 DB금융투자 연구원도 “LG디스플레이 E5라인 수율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며 “E6라인 가동은 다소 지연됐지만 늦어도 3분기부터 양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E6공장의 본격 가동은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 의미가 크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E5라인에서 LG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에 납품할 패널을 양산하고 있고 E6라인에서는 애플에 공급할 패널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돼왔다.
E6공장에서 양산이 시작된다는 것은 사실상 애플에 본격적으로 스마트폰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이 중국 디스플레이 회사 BOE를 세 번째 올레드 패널 공급업체로 점찍긴 했으나 기술 검증 단계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사 지위를 다질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다.
LG디스플레이가 자동차용 올레드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점도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전망을 밝게 해준다.
한 부회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19’에서 완성차 기업들에게 LG디스플레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홍보해왔는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고객에게도 올레드 패널을 공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개선세를 반영해 LG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기관들의 신뢰도 전보다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최대 은행 BNP Paribas는 2월 초 LG디스플레이 투자 등급을 ‘감정’ 등급에서 ‘보유’ 등급으로 올려 잡았고 미국 투자컨설팅회사 잭스투자리서치(Zacks Investment Research)는 LG디스플레이 투자 등급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한 부회장은 2017년부터 올레드사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해왔다. LG디스플레이 현금흐름이 악화함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며 올레드로의 전환 고삐를 다잡았는데 중소형 올레드가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중소형 올레드공장의 수율이 기대보다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 데다 주요 고객사인 LG전자와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이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사업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한 부회장은 중소형 올레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올해 초 중소형 올레드의 원가 경쟁력과 생산성, 고객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는데 그런 계획이 점차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