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방공항 출발 노선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방공항 출발 노선의 확대가 단기적으로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이석주 제주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이사 사장.
24일 저비용항공업계에 따르면 2018년 저비용항공사가 신규 취항한 지방공항 출발 국제선 노선은 모두 34개다.
제주항공은 2018년 지방공항 출발 국제선 노선을 17개 신규 취항했다. 2017년 말 제주항공의 지방공항 출발 국제선 노선이 10개였다는 것을 살피면 무려 170% 늘어났다.
티웨이항공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티웨이항공이 2018년 신규 취항한 노선 13개 가운데 9개 노선이 지방공항에서 출발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지방공항 출발 노선의 취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인천공항의 슬롯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B737-800, A321, A320 등 중소형 항공기를 주로 운용하고 있는 저비용항공사의 특성 때문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신규 취항지를 발굴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있다.
저비용항공사의 지방공항 기점 노선 취항은 만성 적자를 겪고 있는 지방공항의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편 저비용항공사의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상생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가운데 흑자를 낸 공항은 김포, 김해, 제주, 대구의 네 곳 뿐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방공항 출발 노선을 늘리는 것은 다양한 노선을 유연하게 운영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며 “다양한 노선 구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의 심사를 받고 있는 항공사인 에어로K, 에어프레미아, 에어필립, 플라이강원 가운데 에어프레미아를 제외한 3곳의 항공사가 지방공항을 기점공항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살피면 올해부터는 지방공항 노선 취항 경쟁도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항공면허 신청서를 제출한 업체들 가운데 1~2곳을 선정해 이르면 2월 안으로 신규 면허를 발급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심사를 신청항공사로부터 2차 보완서류를 제출받는 등 막바지 심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지방공항 출발 여객 수요가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지방공항 노선 취항이 저비용항공사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사들이 인천공항 슬롯 포화 이후 지방발 여객 수요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성장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현 메리츠증권 연구원 역시 “저비용항공사의 지방공항 출발 노선 취항은 중장기적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탑승률과 운항거리 당 운임(yield)의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