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트라하'로 새 지식재산권 확보와 모바일게임 도약 시동

▲ 14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트라하' 미디어 행사에서 (왼쪽부터) 서황록 넥슨 부실장과 이찬 모아이게임즈 대표, 최병인 모아이게임즈 기획팀장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

넥슨이 새 게임 ‘트라하’를 통해 신규 지식재산권(IP) 확보와 모바일부문 도약을 노린다.

넥슨은 14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트라하 미디어행사를 열고 트라하를 ‘장기 서비스’로 개발할 계획을 내놨다. 

이찬 모아이게임즈 대표는 “넥슨과 얘기해 개발 단계부터 장기 서비스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모아이게임즈는 트라하의 개발을 맡았다. 

서황록 넥슨 부실장도 “사업적으로 단기 매출을 띄우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이라며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오랜 기간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바라봤다.

잠깐 유행을 타고 사라질 게임을 내놓는 게 아니라 꾸준히 이용자를 모을 새로운 지식재산권을 개발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최근 게임업계는 새 지식재산권을 만들어 내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리니지M’과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등 기존 PC온라인 게임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게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박재민 넥슨 모바일사업 본부장은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트라하를 통해 새로운 지식재산권 발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박 본부장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넥슨다운 시도를 하겠다”며 “기존 지식재산권의 한계를 벗어나 창의성을 발휘해 시장에 새로운 선을 긋겠다”고 말했다.

트라하가 성공한다면 넥슨은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다른 모바일게임이나 PC게임 개발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트라하를 통해 모바일부문을 강화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넥슨은 2018년에 연결기준 매출 2조5296억 원, 영업이익 9800억 원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이 가운데 모바일부문 매출은 20% 정도에 그친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 등 장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부분 PC게임 매출에 기여한다. 넥슨은 트라하를 통해 국내 게임사 1등 자리를 다지는 동시에 모바일게임시장 확대에도 대비하는 셈이다. 

모바일게임만 놓고 보면 넥슨은 ‘3N(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가운데 가장 뒤처진다. 

모바일 앱시장 분석사이트 앱애니에 따르면 넥슨은 2018년 세계 모바일게임 매출 10위 안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넷마블은 5위에 올라 세계적 게임기업들인 텐센트와 넷이즈, 액티비전블리자드, 반다이남코 등의 뒤를 이었다.

엔씨소프트 역시 리니지M에 힘입어 2018년 모바일 게임으로 9133억 원을 벌어들여 모바일부문에서 넥슨을 따돌렸다.

한국콘텐츠연구원 ‘2018 게임 이용자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을 하는 사람 가운데 모바일게임 이용자는 88.3%(복수응답 가능)로 PC게임(59.6%)보다 높다.

넥슨은 트라하에 공을 많이 들인 만큼 트라하를 대중에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토르’ 크리스 햄스워스를 섭외해 홍보영상을 제작한 뒤 하나씩 공개하고 있으며 네이버 홈 화면에 사전예약 광고도 내걸었다. 트라하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열며 맛보기 영상도 공개했다. 

넥슨은 2018년 11월 게임 행사 ‘지스타’에서 트라하를 최초로 공개하고 시연하는 행사를 진행했는데 참가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아 기대를 모았다. 미디어 행사에는 200명 정도의 기자들이 참석해 자리를 추가로 마련해야 했다.

트라하는 넥슨의 새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5km에 이르는 공간 속에서 이용자가 직접 결정을 내리며 게임을 하는 방식이다.

PC온라인게임에 버금가는 시각 기술을 제공하는 만큼 갤럭시S7 혹은 아이폰6S 이상 사양이 요구된다.

넥슨은 14일 트라하 사전예약을 시작했다. 3월21일 서버와 캐릭터 이름을 선점하는 행사를 진행한 뒤 4월18일 정식 출시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