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2019-0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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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캐피탈이 '모바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을 앞세워 중고차시장에서 선두인 현대캐피탈을 위협하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새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KB캐피탈의 맹추격을 따돌리려는 맞불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정태영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황수남 KB캐피탈 대표이사 사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캐피탈업계의 절대 강자답게 중고차금융시장에서도 선두를 차지하고 있지만 KB캐피탈이 턱 밑까지 따라붙었다.
KB캐피탈은 2016년 6월에 내놓은 모바일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의 장기흥행을 바탕으로 현대캐피탈과 중고차금융 자산 규모 격차를 점차 줄이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현대캐피탈과 KB캐피탈의 중고차금융 자산 규모 차이는 2310억 원으로 좁혀졌다.
2016년 말에 격차가 5064억 원이었고 지난해 3월 2908억 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차이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KB차차차에 등록된 중고차 매물 대수는 11만2천 대에 이르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중고차 매물을 보유하고 있다.
KB차차차는 중고차 판매자가 실제로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확인절차를 강화하고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끌어올렸다.
차량정보와 시세, 판매자의 정보를 알기 어려워 ‘깜깜이시장’으로 불리던 중고차시장에서 정보 비대칭성을 없애는 데 주력한 점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회사의 신차 출시간격이 짧아지면서 중고차금융시장은 한 해 평균 거래액이 35조 원에 이를 정도로 급속히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캐피탈회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현대캐피탈도 지난해 11월 ‘인증 중고차’제도에 온라인 전용 서비스를 도입하며 선두 수성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의 인증중고차제도는 현대캐피탈이 판매 대상 중고차에 233개 항목 정밀검사를 해 A부터 E까지 등급을 매긴 뒤 A·B등급만 판매하는 제도로 온라인에서 중고차를 사면 할인과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 지난해 12월 기존 중고차론보다 금리를 찾추고 모바일 신청부터 대출금 송금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디지털 중고차론’을 내놓았다.
중고차를 살 때 필요한 대출 서비스를 모바일에서 쉽게 신청하고 심사와 승인까지 끝낼 수 있는 중고차론은 현대캐피탈이 유일하게 서비스하고 있다.
현대캐피탈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모바일 플랫폼 ‘플카’에는 자동차 라이프 관리 기능부터 신차·중고차 통합 구매 기능도 담겼다.
서울대학교와 함께 개발한 알고리즘 딥러닝 기술도 적용해 인공지능(AI)이 중고차 시세를 정해 차량 시세를 더욱 객관적으로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이 2015년 국내 최초로 중고차 인증제도를 도입하며 중고차금융시장을 선점했던 만큼 중개업, 대출, 사후관리까지 중고차금융과 관련한 전체 생태계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캐피탈회사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사 등이 신차 금융시장에 진출하고 완성차업체의 신차 출시기간이 짧아지면서 중고차시장이 캐피탈회사들의 새로운 격전지가 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얼마나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