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과 관련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 가능성과 현재 상황 등을 묻는 질문에 “아직 진행 중”이라고 대답했다.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이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회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
그는 “현재 우선협상자로 록히드마틴이 선정돼 있는 상황인데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금 여기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더 이상 답변드리기 어렵지만 어쨌든 아직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 2500억 원 규모의 예산으로 군용헬기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과 미국 록히드마틴의 블랙호크를 놓고 저울질을 하다 2018년 12월 말 필리핀 주재 한국대사관을 통해 최종적으로 블랙호크를 구매하기로 했다는 결정을 전달했다.
사실상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길이 막힌 셈인데 최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 대신 한국과 이스라엘에서 무기를 도입하겠다고 말한 것이 전해지면서 아직 수출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필리핀스타 등 필리핀 현지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10일 “미국이 나의 마약과 전쟁을 맹렬히 비난했다”며 “나는 미국 무기 구매에 동의하지 않고 한국과 이스라엘 같은 다른 국가들에서 무기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방산산업은 계약서에 서명하기 전까지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리온 수출은 진행 상황을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역시 필리핀 정부가 애초 2017년 말 캐나다의 벨412 헬기를 구입하기로 했던 결정을 뒤집으면서 수리온 수출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김 사장은 수리온의 필리핀 수출 등 군수 항공기 수출과 관련해서는 방산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군수 항공기 수출은 무기의 거래로 단순히 민간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며 "군수 항공기 수출에는 냉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