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은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NH농협생명의 자산운용 역량을 끌어올리는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에 홍 사장이 선임된 데에는 홍 사장의 자산운용부문 전문성이 높게 평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홍 사장의 선임을 놓고 “홍 사장은 수십 년 동안의 전문경력으로 다져진 시장 통찰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NH농협생명의 자산 건전성 확보 등 경영체질 개선에 성과를 내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홍 사장은 농협 내에서 대표적 자산운용 전문가로 꼽힌다. 농협에서 일하면서 주로 자산운용 관련 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1986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로 1994년부터 농협중앙회 신탁증권부 과장을 맡아 2000년에 신탁부 신탁상품팀 차장대우로 승진했다.
2005년에 농협중앙회 자금부 투자개발팀 팀장, 2007년에 농협중앙회 금융기획부 시너지개발팀 팀장, 2011년에 농협중앙회 기업고객부 단장을 거쳤다.
2012년부터 NH농협은행으로 이동해 PE단장, 자금부장 등을 지내고 이번에 NH농협생명 대표이사 사장이 되기까지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을 맡았다.
홍 사장의 경력을 살펴보면 '보험부문'을 맡았던 경험이 없는데도 NH농협생명이라는 보험사의 최고경영자를 맡게 된 셈이다.
다소 의아할 수도 있는 홍 사장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은 NH농협생명이 맞닥뜨린 현재 상황을 고려한 인사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NH농협생명은 자산운용 이익률이 업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2.95%다. 업계 평균 3.42%를 크게 밑돈다.
다만 NH농협생명의 자산운용 규모는 62조6262억 원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다.
자산운용 규모가 큰 만큼 자산운용 이익률이 조금만 개선돼도 수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홍 사장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의 도입에도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국제회계기준이 2022년에 도입되면 보험부채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게 된다. 기존에 매출로 잡히던 저축성보험도 부채로 보게 되면서 생명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게 된다.
NH농협생명은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지급여력비율(RBC)은 206.7%다. 업계 평균 272%와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지급여력비율은 순자산을 책임준비금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만한 자본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순자산은 자산에 내부 유보자산을 더한 뒤 부채를 빼서 구하므로 부채가 늘어나면 지급여력비율이 떨어진다.
홍 사장은 취임사 겸 신년사에서 경영체질 혁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농협생명이 1등 보험사로 거듭나도록 경영체질 혁신에 모든 역략을 집중할 것”이라며 “장기적 시각으로 근본적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되 시급한 개선과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