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통신회사 수장이 나란히 참석하는 것을 두고 IT 산업에서 통신업계의 역할이 커졌다는 말이 나온다.
하 대표는 CES에서 AR(가상현실)·VR(증강현실) 기술에 관심을 크게 둘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콘텐츠 강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을 펴고 있는데 VR·AR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내놓게 된다면 5G 시대에서 콘텐츠 강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질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프로야구, 골프, 공연 서비스 등 미디어 중계 서비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등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도 유료 방송 콘텐츠로 도입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하 대표는 5G 시대에 이런 콘텐츠들을 더 실감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기도 하다.
그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LG유플러스 콘텐츠가 재밌어서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를 지인들로부터 들으면 마음이 뿌듯하다”며 “5G 기술을 활용해 더 실감나는 콘텐츠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 대표는 B2B(기업과 기업 사이 거래)사업과 관련해서는 CES에서 드론 기술을 유심히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하 부회장은 8월 말 취임한 뒤 드론으로 군 정찰 비행을 하고 논밭에 작물 보호제를 살포하는 등 새로운 드론 기술을 많이 선보였다.
특히 LG유플러스는 5G 통신망에서 LS엠트론과 첫 B2B사업 계약을 체결했는데 LG유플러스가 5G 통신망을 바탕으로 한 드론 농작물 관리 솔루션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은 만큼 짧은 시간 안에 5G 드론 기술 역량을 끌어올려야 한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이번이 세 번째 CES 참가다. 2016년 12월 취임한 이후 2017년과 2018년에 이미 CES를 참관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SK텔레콤 부스가 전시회장에 따로 마련됐다는 점에서 박 대표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와의 공동부스를 통해 그동안 준비해왔던 기술을 전시할 기회를 얻었다.
박 대표가 올해 초 2018 CES에서 “SK텔레콤은 18년 된 기업으로서 CES에서 부스를 만들어서 훌륭한 기술들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꿈이 이뤄진 셈이다.
SK텔레콤이 5G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는 과정에 있는 만큼 박 대표는 이번 CES에서 세계 자율주행업체들의 기술에 관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의 공동전시 주제가 ‘이노베이션 모빌리티 바이 SK(Innovation Mobility by SK)’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이미 지난해 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 시범운행을 마쳤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공유 자율주행차’를 불러 타는 모습을 시연하고 주행 중인 차량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관제센터가 원격제어하는 ‘5G 리모트콕핏’ 시스템 등을 선보이며 자율주행기술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KT나 LG유플러스 역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누가 먼저 자율주행기술을 상용화하느냐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에 박 대표의 시선이 자율주행업체의 부스에 오래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 B2B사업도 박 대표의 눈길을 끌 수 있다. 업계는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나 에스엠코어 등 SK 계열사들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 팩토리 분야에서 역량을 키울 것으로 바라본다.
김준섭 KB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이 SK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미리 운영해볼 수 있다는 점은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여러 5G사업 가운데 스마트공장 등 B2B사업의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