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증권사를 직접 설립해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권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식시장 침체와 상대적으로 작은 자본금 규모 때문에 기존 증권사와 경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17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이르면 올해 안에 증권사 인허가 신청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다.
증권사 설립 인가가 금융감독원과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의 증권업 진출은 빨라야 2019년 6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스가 증권사 설립 인가를 받게 되면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에 이어 11년 만에 새 증권사가 생기게 된다.
토스 관계자는 “증권사를 설립해 증권업에 진출한다”면서도 “구체적으로 증권사 설립 일정이 잡혀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 대표가 토스를 통해 이뤄지는 증권사 신규 계좌의 비중이 높다는 점에 착안해 증권업 진출을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2018 핀테크컨퍼런스에서 “증권사 신규 계좌 가운데 30%가 토스를 통해 발급된다”며 “CMA 계좌 개설도 올해 50만 좌 이상 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대표로서는 토스로 개설되는 신규 증권사 계좌 가운데 일부만 유치해도 증권사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10일 외부 투자로 약 900억 원에 이르는 자금도 마련한 만큼 증권사 설립을 망설일 이유가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토스가 기존 증권사와 경쟁에서 살아남는 일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토스가 증권사를 설립해서 본격 증권 업무를 시작하면 초기에는 주식 중개수익(브로커리지)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주식 거래시장은 거래량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존 증권사들이 주식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주식 거래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잇따라 열고 있어 주식 중개수익의 한계는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기존 증권사들이 집중하고 있는 자산관리(WM)나 투자금융(IB)부문은 후발주자인 토스가 뒤따르기에는 경력과 자본이 모두 부족하다.
업계는 토스가 증권 업무를 모두 다루면서 종합증권사로 단번에 성장을 노리기보다는 펀드 판매부터 시작해 단계를 밟아나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증권사를 설립한다 하더라도 종합증권사처럼 투자금융이나 자산관리 업무를 볼 수도 없는 데다 토스에 그런 기대를 하는 사람도 적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소액의 투자 상품부터 시작해 업력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