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겸 HE사업본부장 사장이 새로 열리는 ‘5G 스마트폰’시장에서 만큼은 속도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는 ‘가치 실현’에 무게를 두고 제품을 내놓겠다던 지금까지 LG전자의 전략과는 사뭇 다른 공격적 마케팅으로 핸드폰이 스마트폰으로 변모하던 시기에 타이밍을 놓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
▲ 권봉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겸 HE사업본부장 사장. |
16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늦지 않게 5G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는 목표를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5G 스마트폰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에 따라 내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9’에서 5G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왔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이 교체심리를 자극할 유인책 부족으로 침체를 겪고 있어 5G 시장 주도권을 확실하게 거머쥐어 선점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LG전자도 5G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방침을 공공연하게 밝혔으나 그 시기를 놓고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 무리하게 출시를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권 사장이 이번 연말인사에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부의 구원투수로 투입된 뒤 LG전자도 5G 스마트폰 시대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에도 욕심을 내는 분위기를 보인다.
LG전자는 내년 2월 MWC 2019에서 5G 스마트폰 신제품을 발표하고 3월 삼성전자와 비슷한 시기에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LG전자가 5G 도입에서 결코 뒤쳐지지 않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5G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 가능한 유일한 스마트폰 제조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만큼 조기 출시에 따른 효과를 톡톡하게 누리겠다는 것이다.
LG전자가 5G 스마트폰시장에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초기 입지를 다지면 스마트폰사업의 긴 부진을 탈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은 미국과 무역분쟁으로 미국 전자기기 수출이 사실상 제한돼 있고 애플은 통신기술 변화에 대응이 늦다. 5G 시장에 일찍이 진입할 수 있는 스마트폰 제조회사 수는 사실상 손에 꼽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애플은 지금까지 퀄컴과 반도체 라이선스비 문제를 놓고 법정분쟁을 벌이면서 5G 아이폰 출시 관련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 최근 법정분쟁이 마무리되면서 5G 시대를 서둘러 준비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보다 출시 시점을 당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현재 선도적으로 5G 통신의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 한국과 미국에서 LG전자 스마트폰이 의미 있는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LG전자는 올해 10월 기준으로 북미시장 점유율 14%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이어 3위다.
권 사장은 자신감 넘치는 승부사 타입의 리더로 전략적 사고와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쟁사 제품과 비교될 때 보이는 특유의 당당한 태도로 올레드TV의 사상 최고 영업이익률을 이끈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5G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다시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기반으로 LG전자 스마트폰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