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관계자는 “더욱 강화되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금융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기업공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은 9월 기준 292%로 안정적 수준이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2조~5조 원 규모의 자본을 추가로 쌓아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8월부터 교보생명의 자본확충 업무를 맡은 크레디트스위스(CS), NH투자증권 등 주관사 2곳은 새 제도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자본 확충이 필요하며 규제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선제적으로 증자를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들이 꾸준히 기업공개를 요구해온 점도 이번 기업공개 결정에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교보생명 지분 24%를 보유한 어피니티컨소시엄은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을 상대로 1조 원 규모의 풋옵션(투자금 회수를 위한 지분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상장 시기는 상장 주관사단 선정 및 기업가치 실사, 상장 예비심사, 증권신고서 제출, 공모 등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 내년 하반기로 잠정 결정됐다. 다만 시장상황에 따라 시기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증자 규모 역시 신지급여력제도의 세부지침이 확정된 뒤에 정하기로 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기업공개는 자본을 확충하는 것뿐만 아니라 회사를 둘러싼 이해관계자가 더욱 많아지고 사회적 책임도 더욱 커진다는 것을 뜻한다”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성공적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이 기업공개를 마치면 동양생명(2009년 10월), 한화생명(2010년 3월), 삼성생명(2010년 5월), 미래에셋생명(2015년 7월), 오렌지라이프(2017년 5월, 당시 ING생명)에 이어 생명보험사 가운데 6번째로 상장하게 된다.
교보생명은 1958년에 세워진 곳으로 삼성생명, 한화생명과 함께 소위 ‘빅3’ 생명보험사로 꼽힌다. 올해 9월 기준으로 자산 규모는 107조 원, 보유 계약자는 430만 명에 이른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