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세우기 위해 전문가 의견 수렴 절차가 최근 진행되고 있다.
산업부는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에너지 효율화부문을 가장 첫 번째 의제로 꺼내 들었다. 5일 열린 전문가 첫 토론 주제는 ‘소비구조 혁신’이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의 에너지 소비가 2000년대 이후 대부분 하락세로 전환돼 에너지 소비와 경제성장 사이 상관성이 옅어지는 탈동조화(Decoupling)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은 에너지 원단위와 1인당 에너지 소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원단위는 부가가치 1천 달러 단위 생산에 필요한 에너지 투입량을 나타내는 개념으로 높을수록 에너지 효율성은 떨어진다.
한국은 2017년 에너지 원단위가 0.15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나라 평균 에너지 원단위 0.105보다 높았다. 미국은 0.123이고 일본은 0.089다.
성 장관은 10월 세계적 에너지업계 관계자들과 에너지 신산업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경제 전반의 에너지 소비구조 혁신 및 신산업 창출방안을 담은 종합적 국가 에너지 효율 혁신전략을 2018년 안에 수립할 것”이라며 “에너지 이용문화 개선이 관련 투자 확대로 이어지고 신산업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경훈 산업부 수요관리과장은 “에너지 고효율 소비구조로 혁신을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며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수요관리 정책방향을 구체화해 이를 토대로 연관 산업의 발전까지 연계될 수 있는 ‘국가 에너지 효율 혁신전략’을 2019년 초에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 실무를 맡은 에너지전환정보센터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 향상은 충분히 신산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건물, 산업, 수송, 기기로 부문을 나눠 에너지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을 기반으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보일러 등 기기를 관리하고 에너지부문 마이데이터(자기정보)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에너지 효율 컨설팅을 하는 산업 등을 예로 들었다.
스마트에너지공장, 단열성능 극대화, 제로에너지빌딩, 전기자동차와 전력망 연결 기술(V2G) 등 산업도 에너지 효율화산업으로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에너지 효율화사업은 막 첫 발을 내딛고 있다. 2016년 한국전력공사와 발전회사 6곳이 3천억 원을 들여 켑코에너지솔루션이라는 에너지 효율화 서비스회사를 만들었다.
켑코에너지솔루션은 디지털 기술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의 에너지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살피고 설비 개조, 운영, 보수 등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빌딩, 공장, 병원,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다 최근에는 농산업 분야에서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온실냉난방 시스템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이창호 전기연구원 실장은 “수요관리 수단은 수요 측면의 최대 사용량 관리보다는 공급 측면의 에너지 효율 향상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에너지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EERS)를 서둘러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는 에너지 공급자에게 에너지 판매량과 비례해 에너지 절감 목표를 부여하는 것이다. 에너지 고효율기기 확대와 새로운 효율 향상 투자수단 발굴을 촉진하는 제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