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IDT 기업공개(IPO) 흥행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에 당장은 큰 도움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시아나IDT의 장기적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앞으로 기업가치가 오를 것으로 보여 아시아나항공은 기대를 품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IDT 상장 기대에 못 미쳐도 실망은 일러

▲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사장.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분 100%를 보유한 아시아나IDT의 상장에 따른 구주매출로 231억 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IDT는 23일 코스피에 상장된다. 

이는 기존에 아시아나항공이 예상했던 424억6천만 원의 절반 수준이다. 아시아나IDT의 상장을 통해 기대했던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기대에 못미치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IDT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정보통신(IT) 계열사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의 '열쇠'로 여겨졌다.
 
아시아나항공은 13일 자회사 아시아나IDT의 공모가를 1만5천 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예상 공모가였던 1만9300원~2만4100원을 크게 밑돈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공모가 확정과 함께 처분 주식 수도 기존 220만 주에서 154만 주로 낮췄다.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확정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게 될 아시아나IDT의 지분가치도 줄었다. 

예상 공모가액 하단 기준으로도 아시아나IDT 기업가치는 2142억3천만 원이 될 것으로 보였으나 1665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게 될 아시아나IDT의 지분 가치 역시 1506억 원에서 1269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는 아시아나IDT의 지분 가치는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의 분모인 자본총계에 포함된다. 지분가치가 예상보다 낮아졌다는 것은 아시아나항공이 기대하고 있던 부채비율 감소 효과도 예상보다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9월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560% 수준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나IDT의 상장 이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모가가 예상보다 낮게 확정된 만큼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를 여지가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5일 열린 기업공개를 위한 사업설명회에서 “아시아나IDT와 대기업집단의 정보통신기술(IT) 계열사라는 공통점이 있는 롯데정보통신은 증시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공모가를 훌쩍 넘는 주가를 지키고 있다”며 “기업이 굳건한 경쟁력을 유지한다면 주가는 시장 상황이 안좋더라도 기업가치를 따라올 것” 이라고 말했다.

7월 상장한 롯데정보통신 주가는 22일 기준 3만2900원으로 공모가 2만9800원을 웃돌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앞으로 아시아나IDT의 주가가 상승한다면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부채비율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IDT의 성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규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IT부문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시스템 구축 수주 등 그룹사 외부의 수주도 늘어나고 있어 아시아나IDT의 성장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아시아나IDT는 그룹사의 성장과 함께 안정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사업영역 다각화와 신규사업으로 추가적 성장성도 확보해나가고 있다”고 전망했다.

아시아나IDT는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 이스타항공에 구축하고 있는 IT시스템을 다른 저비용항공사(LCC)에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아시아나IDT는 여기에 더해 이른 시간 안에 동남아 등 글로벌 저비용항공사로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IDT의 상장은 아시아나IDT 자체의 성장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양쪽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4차산업혁명 등에 따른 아시아나IDT의 성장이 아시아나항공에도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