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산업용 경부하 요금은 올리고 중간과 최대부하 요금은 낮추는 ‘요금체계 개선방안’을 27일 국회에 냈다.
산업용 전기는 야간인 오후 11시~오전 9시 사이에 사용량이 적어 이때가 경부하 시간대로 규정된다. 사용량이 가장 많은 오전 10시~낮 12시 사이가 최대부하 시간으로 구분된다. 경부하와 최대부하 시간대를 제외한 나머지가 중간부하 시간대에 해당한다.
한국전력의 ‘2017년 산업용 전력 판매 현황’ 자료를 보면 경부하 시간대에 전력 사용량이 48% 몰리고 중간부하 때 33%, 최대부하 때 19% 산업용 전력이 사용된다.
특히 상위 30대 기업만 놓고 보면 경부하 시간대 전력 사용은 더 집중된다. 경부하 때 전체 전력 사용량의 53%를 끌어다 쓴다.
대기업들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사용해 전기요금을 이중 삼중으로 더 할인받는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경부하 때 충전했다 전력 사용이 몰리는 피크시간 대에 방전하는 피크저감용 에너지저장장치는 특례요금제에 따라 경부하 요금에서 다시 50%를 할인해준다.
2015년에서 2018년 5월 사이 경부하 시간대 에너지저장장치 충전량은 20배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3488메가와트에서 2018년 5월 6만8568메가와트로 나타났다.
2017년 한국전력은 산업용 전기요금을 경부하 시간대에 킬로와트당 53~69원을 받았다. 최대부하 시간대에는 킬로와트당 107~197원을 부과했다. 그 이외 중간부하 시간대에는 킬로와트당 77~115원을 받았다.
이번에 한국전력이 내놓은 전기요금 개편안에서는 경부하 전력사용 요금은 올리는 대신 중간부하와 최대부하 시간대 요금을 낮춰 중소기업은 전력 사용료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인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국전력의 이번 전기요금 개편안이 왜곡된 전력 소비구조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한국전력의 판매수입에는 변동이 없도록 중립적으로 구성했다고 봤다. 최 의원은 “중간·최대부하 요금이 내리면 이 시간대에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중소기업에 전기요금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16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산업용 전기를 16% 비싼 값에 사용하고 있다”며 “한국전력 수입은 둘째 치고라도 소비 왜곡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산업부에 건의하고 있고 점차적 개선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철강, 석유화학, 정유,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기업들은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단축 등에 더해 전기요금까지 오르면 기업 경쟁력은 약화할 것”이라는 반론도 내놓고 있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산업용 경부하 전기요금 인상으로 기업들은 전기요금을 5천억 원에서 4조 원까지 더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