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10-23 16: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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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안타증권이 ‘중화권 특화 증권사’를 내걸고 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23일 “현재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 2~3곳 정도 있지만 올해 안에 상장을 마무리하기는 어렵고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 서명석(왼쪽) 황웨이청 유안타증권 공동대표 사장.
유안타증권은 지난해부터 중국 기업의 국내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중화권 관련 사업에 힘을 쏟아왔다.
대만계 금융회사인 유안타금융그룹이 2014년 동양증권을 인수하면서 유안타증권으로 재출범한 만큼 모기업의 지원을 등에 업고 이 분야의 강점을 살리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안타증권은 2016년 말 중국 기업 골든센추리 상장에 성공한 뒤 지지부진한 상태에 놓여 있다. 산동티엔타이, 경방차업 등 중국 기업들의 상장을 준비하고 있지만 진척이 더디다.
한국거래소가 중국 기업과 관련해 회계 및 전산 시스템 확인 절차를 강화하면서 기업공개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중국 기업을 겨냥해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발급하는 부가가치세(증치세) 영수증을 요구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회계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국가기관이 보증하는 매출 증빙자료로 증치세를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증권사가 기업공개를 하려는 중국 기업에 직접적으로 회계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한 절차를 강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중국 기업에 증치세 조회 시스템 구축 관련 요건을 전달하는 등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기업을 놓고 국내에 만연한 중국 기업에 관한 실망과 의구심(차이나 포비아)을 극복해야 하는 점은 여전한 부담으로 남는다.
2007년 이후 국내에 상장한 중국 기업 가운데 상장이 폐지된 기업은 11곳에 이른다. 이 기간 국내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이 23곳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절반가량이 살아남지 못한 셈이다.
김병덕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수의 중국 회사가 국내 증시 사장을 위해 국내 증권사와 주관사 계약을 맺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회계 투명성이 의심되는 등 신뢰성이 하락해 상장폐지 되거나 아주 낮은 주가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중화권시장을 겨냥한 리서치 역량을 앞세워 후강퉁(상하이-홍콩 거래소간 연계), 선강퉁(선전-홍콩 거래소간 연계) 서비스로 대표되는 국내 투자자들의 중국 주식 투자분야도 공략했지만 현재는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중국 주식 열풍이 사그라든 데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여파로 반등의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탓으로 분석됐다.
최근 한국 스타트업의 중화권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본투글로벌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유안타증권이 다른 증권사보다 중화권시장에 특화된 점을 강점으로 지니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의 상황이 좋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며 “중국 기업에만 모든 기대를 걸 수는 없기 때문에 기존 위탁매매(리테일) 및 투자금융(IB)사업의 전열도 가다듬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