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프리미엄 TV의 시장 주도권을 삼성전자에 뺏길 위기에 놓였다.
패널 공급 한계로 올레드TV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삼성전자가 8KTV를 출시해 시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공격적 TV 마케팅으로 LG전자가 올레드TV 수요를 확산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대형 TV 제품 판매 확대가 LG전자의 TV사업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바라봤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올레드TV시장을 사실상 독과점하며 프리미엄TV 경쟁력을 키워왔다.
8월 말 열린 유럽 가전전시회(IFA)에서는 88인치 8K 올레드TV를 선보여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졌다는 평가도 받았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먼저 8KTV를 시장에 내놓으며 반격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9월 말 유럽을 시작으로 10월 한국과 미국 등 세계시장에 8KTV 출시를 앞두고 있다. 최소 65인치에서 85인치에 이르는 대형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 동안 프리미엄 TV시장에서 고전해 온 삼성전자가 8KTV를 주요 TV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내놓으며 시장 선점 효과를 톡톡히 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급성장하고 있는 고화질 TV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빠르게 수요를 확보하면 앞으로 시장 주도권을 수월히 잡을 수 있다.
LG전자는 다급할 수밖에 없다.
올레드 8KTV 출시를 미루는 사이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TV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면 따라잡기 쉽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식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대형 TV 제품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1500달러 이상 TV시장 점유율은 2017년 상반기 28%에서 2018년 상반기 50%까지 확대됐는데 2019년에는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본격적으로 물량 공세를 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 TV는 LG전자 수익성에 큰 기여를 하는 사업으로 늘어나는 8KTV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도 크다.
하지만 LG전자가 올레드 8KTV를 시장에 당장 출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보인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 증설이 지연되면서 패널을 공급받는데 한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올레드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해 2019년 상반기까지는 LG전자의 고화질 올레드TV시장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LG디스플레이 올레드 패널 공급 물량은 올해 상반기 127만 대가량을 보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2019년 상반기도 133만 대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올레드TV 패널 공급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를 맞고 있다”며 “올레드TV 진영의 경쟁력 회복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