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APT) 수주 실패로 올해 수주목표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실패 여파가 완제기 수출 확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 올해 수주목표 빨간불, 완제기 수출도 불안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올해 초 2018년 수주목표로 군수 4천억 원, 완제기 수출 1조 원, 기체부품 1조3천억 원 등 모두 2조7천억 원을 잡아 놨는데 상반기에 신규 수주로 2500억 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해 수주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하반기 성과가 중요한 셈인데 한국항공우주산업은 7월 마린온 헬기 추락사고로 수리온 헬기 수출이 지연된 데 이어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에서도 미끄러졌다.

신한금융투자가 8월 중순 열린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기업설명회(NDR)를 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산업은 필리핀 수리온 헬기 수출로 2억 달러,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으로 3억 달러 수주를 예상했다.

하반기 기체부품 수주에서 선방하고 인도네시아에 기본훈련기인 KT-1 수출 등을 계획대로 마무리한다 해도 수주목표에서 5천억 원 이상 부족하게 되는 셈이다.

더군다나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 결과는 앞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고등훈련기 수출 경쟁력 자체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을 따냈다면 세계 최고 방산국가 미국에 수출하는 업체라는 상징성을 지닐 수 있었는데 그런 장점을 지닐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이번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 350대를 시작으로 내심 미국 공군과 해군의 추가 훈련기 물량 650대까지 확보할 기대를 품고 있었다. 미국 고등훈련기 수주 결과를 기다리는 캐나다, 호주, 일본 등에서도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사업 수주에 실패하면서 다시 초심에서부터 고등훈련기 수출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수주 부진은 당장 올해 실적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한국항공우주산업 관계자는 “고등훈련기는 지금까지 경공격기로 수출되고 운용되던 기체를 개조해 만든 것”이라며 “애초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업모델인 경공격기 수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완제기를 생산하는 방산업체로 여태껏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기본훈련기 KT-1 등을 수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