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자회사 '라인'과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면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27일 “이더리움 같은 블록체인 플랫폼시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며 “그라운드X에서 내놓은 클레이튼(Klaytn)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지만 곧 공식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 그라운드X의 블록체인 플랫폼 경쟁 치열

▲ 라인과 그라운드X 회사의 로고.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4일 블록체인 플랫폼인 링크체인과 코인인 링크(LINK)를 내놨다.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도 곧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선보인다. 

블록체인은 중앙 서버가 아닌 데이터를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어플리케이션, 가상화폐, 서비스 등은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서 이뤄진다. 

모바일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서 지도 어플리케이션(앱), 메신저 앱, 음악 앱 등이 구동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블록체인 플랫폼은 안드로이드와 같은 운영체제에 해당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만들어지는 서비스, 어플리케이션을 댑(Dapp·분산형 어플리케이션)이라고 한다. 블록체인 플랫폼의 성능이 좋으면 많은 댑들이 이 플랫폼을 선택하게 된다. 또 플랫폼에서 자체 가상화폐를 발행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면 애플이나 구글처럼 많은 앱을 거느리는 큰 생태계를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이번에 내놓은 링크체인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하나의 생태계를 이루려고 하고 있다. 라인은 싱가포르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박스’(BITBOX)의 문을 열었고 가상화폐 ‘링크’를 선보였다. 링크체인에서 발행한 링크는 모두 10억 개다. 

라인과 연계된 댑에 가입하면 이용자는 보상으로 링크를 받을 수 있다. 링크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링크를 얻기 위해 라인의 댑을 사용한다. 링크의 가치가 높아지면 더 많은 사람들이 링크를 얻기 위해 라인의 댑을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용자가 얻게 되는 링크는 댑에서 화폐처럼 이용할 수 있다. 이렇게 라인은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 기존의 블록체인 플랫폼은 퍼블릭 블록체인(또는 비허가형)인데 비해 이번에 선보이는 플랫폼은 프라이빗 블록체인(또는 허가형)인 것이다.  

라인은 8일 일본에서 ‘포캐스트(4cast)’ 댑(Dapp)을 내놨다. 포캐스트는 예측을 맞추면 보상으로 링크를 지급한다. 이어 내놓은 댑은 ‘위즈볼’로 네이버 지식인처럼 질문과 답변을 달면 보상으로 링크를 지급한다. 

라인은 현재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의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아 월간 활성 사용자는 2억 명에 이른다. 도쿄 증시에 상장된 라인의 시가총액도 10조 원이 넘는다. 현재 세계 메신저 서비스 가운데 8위를 차지한다.

카카오 자회사인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을 연말에 내놓을 계획을 세웠다. 여기에서 발행한 가상화폐는 클레이(KLAY)다. 클레이튼은 10월에 비공개 형태로 일부 테스터에게 공개되며 테스트넷은 연말에 출시된다. 

클레이튼은 카카오와 별개로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플랫폼이다. 라인의 플랫폼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이지만 클레이튼은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플랫폼 사용자는 클레이튼 위에 댑(DApp)을 올리고 자체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클레이튼의 목표는 ‘빠른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는 13일 제주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에서 “파이널리티(최종 완결성)가 부족하면 중대한 서비스를 담기 힘들다”며 “클레이튼은 이것을 1초 안팎으로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앞으로 블록체인 플랫폼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그라운드X에서 선보이는 클레이튼은 빠른 속도가 장점”이라며 “카카오 메신저 앱을 클레이튼 위에 올려서 구동하지는 않겠지만 많은 개발자들이 이 위에서 앱을 개발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