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세 번째 정상회담을 앞두고 어쩌면 가장 어려운 과제에 직면했다.”(AP)
문재인 대통령이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해 교착 상태에 빠진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다시 한 번 해낼 수 있을지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7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블룸버그는 1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핵 포기 의지에 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관한 모호한 말을 넘어 실질적 진전을 이끌어내야 하는 ‘가장 험난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두 불안한 지도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서 핵무기 협상을 살려낼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며 “상황이 문 대통령에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북미 정상회담 뒤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시설을 확장한 것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취소되는 등 북미관계가 교착화된 상황에서 남북 정상이 만난다”며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구체적 진전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모든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이번 회담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도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한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결과에 달려 있다”며 비핵화 협상에 문 대통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봤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수석 협상가’로 워싱턴과 평양 사이를 조율해달라고 했다는 청와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번 회담으로 문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해내고 평양과 워싱턴이 핵 협상을 재개하게 할 수 있을지 여부를 시험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교착 상태는 서로 상대방이 먼저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데 따른 결과”라며 “우리가 중간에서 해야 할 역할 가운데 하나는 접촉 지점을 제시해 비핵화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한 대화가 다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의 결과가 북미관계뿐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AP는 15일 “문 대통령이 4월 1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의 따스한 명장면을 연출해 한반도에 전쟁의 두려움을 감소시키고 5월 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견인했다”며 “문 대통령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을 맞아 북미 사이 비핵화 관련 모호한 합의를 뛰어넘는 실질적 내용을 끌어내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놔야 하는 가장 어려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 하락 여론조사를 들기도 했다.
AP는 “문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관련된 가시적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실패한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도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 결과를 이끌어내면 문재인 정부가 경제 문제로 겪고 있는 어려움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매체 스타온라인은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핵무기 프로그램 폐기에 실질적 진전을 얻어내지 못하면 고용시장의 부진과 부동산 가격의 급등과 같은 경제적 불황 문제에 대북정책에 관한 반대 문제까지 떠안게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