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신한금융지주가 진작부터 진출해 터를 닦아 놓은 만큼 신한금융지주의 아성을 깨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14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윤 회장은 7일 브엉 딘 훼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났고 이 자리에서 윤회장은 베트남에 1억1천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회장은 지난해부터 부쩍 베트남 고위 인사과 자주 만나고 있다.
2017년 2월 베트남을 방문해 총리를 만났고 같은해 5월 한국을 방문한 베트남 중앙은행 부총재를 만났다. 이번에는 베트남 경제부총리를 만났다.
윤 회장은 “KB금융그룹은 글로벌 전략에서 다른 은행보다 뒤처진 것이 사실”이라며 “이 격차를 줄이고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데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은 국내 주요 은행 가운데 베트남에 가장 늦게 진출했다. 2011년에 진출해 아직까지 호치민지점 단 1곳만 운영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하노이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기 위해 6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접수확인증(C/L)을 발급받았다. 2019년 1분기 안에 하노이지점도 문을 열면 지점이 2곳으로 늘어난다.
시작은 늦었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 호치민지점은 2015년 순이익이 80만 달러에 그쳤으나 2017년 220만 달러까지 늘었다. 올해 목표는 500만 달러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보통 은행의 해외 진출은 사무소, 지점, 법인 순으로 이뤄지는데 나라별로 금융환경과 법률 등이 달라 각 단계를 넘어가는 게 쉽지 않다.
해외지점과 현지법인은 목적부터가 다르다.
해외지점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기업이 대상이지만 현지법인은 해당 지역의 개인과 기업이 고객이기 때문이다. 법인이 되면 현지 영업은 물론 지점을 새로 내기도 쉬워진다.
베트남은 신한금융지주의 텃밭으로 KB금융지주가 당장 이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베트남은행은 국내 금융사의 해외진출 가운데 가장 크게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말 HSBC(홍콩상하이은행)를 제치고 베트남 외국계은행 가운데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현지 지점만 30여 개에 이른다.
신한은행은 1992년 호치민에 사무소를 설치하며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베트남에 진출했다. 지점도 가장 먼저 열었으며 2009년에 신한베트남은행이라는 법인으로 전환했다. 2011년에는 다른 현지 합작법인 금융회사의 지분 100%를 확보해 신한베트남은행과 합병하기도 했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신흥국 가운데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선 뒤 베트남의 연 평균 경제성장률은 6%대에 이른다.
특히 ‘리틀 차이나’를 벗어나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봇물 터지듯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가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하면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올해 들어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고 베트남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며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등도 현지에서 경쟁하면서 국내 은행들의 입지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