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동서 회장이 짠돌이 기부로 눈총을 받고 있다. 동서는 지난해 98만 원을 기부했지만 김 회장에게는 배당금 126억 원을 챙겨줬다. 재계에서 "차라리 기부액을 공개하지 않는 게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동서가 2012년 50만원을 기부한데 이어 지난해 98만1000원을 기부하면서 짠돌이 기부로 눈총을 받고 있다. |
기업평가기관 CEO스코어는 금융회사와 공기업을 제외한 시가총액 100대 기업 중 기부금 명세를 공개한 78개 회사의 기부금 현황(연결기준)을 조사한 결과 동서가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동서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2.3% 증가한 4703억 원이다. 농심홀딩스는 매출액이 지난해 3570억 원으로 동서보다 적지만 4억 원을 기부했다.
동서는 기부금을 2008년 1341만 원에서 2009년 51만원으로 크게 줄인 이후 짠돌이 기부를 계속해오고 있다. 2010년 601만 원을 기부했고 2011년 101만 원, 2012년 50만 원, 2013년 98만1000원을 기부했다.
동서식품을 제외한 다른 계열사도 기부에 인색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6억 원 가량을 기부했다. 그러나 동서유지의 경우 기부내역이 전무하다. 또 성제개발은 1999년 100만 원을 기부한 것이 전부다. 동서물산은 2009년 2억 원에 이어 2010년 1억 원을 기부했지만 이후 기부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았다.
동서는 이처럼 나눔 경영이라는 말이 낯뜨거울 정도로 기부액수를 줄여온 것에 반해 배당성향을 높이면서 오너 일가에게 거액 배당을 해왔다. 2010년 배당성향을 40% 대로 대폭 높였는데 이전에도 30% 대로 다른 기업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48.27%로 전년대비 5%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5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 덕에 김상헌 회장이 올해 챙겨간 배당금만 126억 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동서 지분 23%를 보유하고 있다. 동서 지분 20%를 보유한 동생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은 110억 원을, 지분 9% 보유한 아들 김종희 전 동서 상무는 52억 원을 배당받았다.
한편 김 회장이 지난달 동서 등기이사직에서 돌연 사퇴하자 뒷말이 무성했다. 동서 측은 김 회장의 등기이사 사퇴에 대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재계 인사들은 김 회장이 연봉 공개와 혹시 모를 법적 책임에 휘말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사퇴한 것이 아니냐며 의혹어린 시선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