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한국GM의 신설법인 설립 문제와 관련해 일방적 설립을 막기 위한 '주주총회 개최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고 공개했다.
이 회장은 1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현재 한국GM에 신설법인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을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확답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설립하면 기본협약에 위배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신설법인을 놓고 반대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구체적 내용이 밝혀져야 찬반 여부나 지원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7월 한국GM은 올해 안에 글로벌 제품 개발 업무를 전담할 신설법인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신설법인 설립이 결국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고 보고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의 역할을 크게 전통 제조업의 재정비, 혁신기업 등을 통한 신산업 육성, 남북경협 등 세 가지로 제시했다.
그는 “10여 년 동안 전통 제조업이 한계에 이르렀는데 이를 재정비하고 구조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며 “어떤 기업도 산업은행 밑에 들어오면 나가기 싫어하는 경향이 굉장히 강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는데 그런 기업이 독립심과 주인의식을 품도록 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경협과 관련해서는 “잠재력과 위험이 모두 크다”며 “현재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 하는 관점에서 이를 보고 있는데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은 물론 국제 금융기구, 해외 금융기관들까지 모두 협력해 각종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신산업 육성정책을 놓고 이 회장은 “정부와 호흡을 맞추며 성장지원펀드를 조성하는 등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며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일인 만큼 임기 안에 빛을 못 보더라도 꾸준히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상반기에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과 관련해서는 “2~3년 동안 재정비하고 가치를 올린 뒤 매각할 것"이라며 “남북경협이 예상보다 훨씬 빨리 진행돼 대우건설의 가치가 3년 뒤에는 크게 오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 사회에서는 부동산으로 돈이 몰려 혁신기업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벤처기업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벤처로 성공해 돈을 번 사람이 많기 때문”이라며 “투자를 해서 버릴 각오로 벤처에 열심히 투자할 때 신산업이 형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