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기요금이 내릴까?
한국전력공사가 지난해 5조7876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조환익 사장은 전기요금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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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 |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하락 기조가 이어지면서 전기료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전기요금 인상문제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김상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일 “정부가 올해를 공기업 정상화의 골든타임으로 선언한 만큼 전기요금 인하는 한전 정상화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조정하더라도 그 시기는 공공요금 총괄원가를 분석한 뒤 6월 전후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반면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지난해 별도기준 순이익이 1조 원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올해 한전 이익이 크게 늘어나면 내년 하반기나 돼야 요금 인하가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5조7876억 원을 올렸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는 전년보다 281%가 늘어난 것으로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57조4749억 원으로 6.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2조7990억 원으로 1505.8% 급증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4조905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영업이익도 8696억 원으로 113.6% 늘었다.
한전의 실적호전은 일부 가동이 중단됐던 원자력발전소가 재가동되고 신규 발전소 증설로 공급량이 늘어 전력도매시장 가격이 하락한 덕분이다. 또 석탄 등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연료비 감소로 비용이 줄어든 것도 한몫했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2013년 11월 전기요금을 평균 5.4% 인상한 결과가 지난해 이익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한전이 이처럼 막대한 영업이익을 거둠에 따라 전기요금 인하에 대한 압박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영증권은 12일 유가와 석탄가격 등 국제 연료가격 하락으로 올해 5%의 요금인하를 전망했다.
전력·에너지 학계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인하 논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력산업연구회 주최로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저유가 시대, 전기요금 내려야 하나’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대체로 전기요금 인하 논의가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입을 모았다.
건국대 신중린 교수는 지난해 12월 박근혜 대통령의 유가 인하분을 공공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발언에 대해 “짧은 기간 유가가 내려갔다고 당장 전기료를 내려야 한다는 비정상적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부정적 견해를 보였다.
강승진 산업기술대 교수는 “전기료에서 연료비 비중이 크지만 전력공급과 관련된 각종 정책비용이 새로 생겨나거나 증가되고 있다”며 원가 증감요인에 대해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한전이 본사를 팔아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해도 부채가 아직도 105조 원으로 이자부담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전기요금 인하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기요금을 민생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높다. 전기요금은 기름, 가스와 함께 서민 삶을 좌우하는 민생 3대 요금 가운데 하나다.
정부와 한전은 2004년 1.5%를 내린 뒤 전기요금을 10년 동안 올리기만 했다. 2008년과 2011년, 2013년의 경우 1년에 두 번 이상 올리기도 했다.
한전 주가는 실적 발표 다음날인 12일 전날보다 3.22%(1400원) 상승한 4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주가는 전기요금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며 장 초반약세를 나타내기도 했으나 요금 인하에도 이익 전망이 밝을 것이란 점에서 성장성이 부각돼 상승세로 돌아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