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e스포츠 대회로 스타크래프트 부흥 노린다

▲ 8일 오후 4시30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문화홀에서 이제동(JD) 선수와 김성현(LAST) 선수가 출전하는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결승전이 열린다.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 홈페이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왜 한국에서 자체 e스포츠 대회를 열까?

스타크래프트 게임의 예전같지 않은 인기를 되찾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지만 아프리카TV 등을 지켜보면서 e스포츠 대회의 잠재력을 보고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6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8일 오후 4시30분 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문화홀에서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 결승전이 열린다.

결승전은 이제동(JD) 선수와 김성현(LAST) 선수가 출전하고 7번 경기 가운데 먼저 4번을 이겨야 하는 7전4선승제로 진행된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자 3천만 원, 준우승자 1천만 원 등 모두 8천만 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9월 말 상금 8천만 원이 걸린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2’가 한 차례 더 진행돼 이번 대회의 총 상금은 1억6천만 원이 된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역대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역대 가장 많은 우승 상금을 내걸었던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는 2017년 아프리카TV가 주관한 ‘아프리카TV 스타리그 시즌4’로 우승 상금은 6천만 원이었다.

그동안 스타크래프트의 e스포츠 대회가 열린 적은 많았지만 게임개발사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주관하는 대회는 처음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번 코리아 스타크래프트 리그(KSL)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운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 e스포츠의 중심지인 서울, 스타크래프트 PC방 대회가 주로 열렸던 신촌에서 열리는 경기라는 점에서 한국에 남다른 애정을 담은 것”이라고 말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이번 대회에 공을 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예전 같지 않은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다시 관심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크래프트는 1990년대 한국에 PC방 문화를 만들어낼 만큼 인기를 끌었지만 최근에는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등 새 게임에 밀려 게임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스타크래프트는 한국 최초 e스포츠 대회개최 등 게임업계에 한 획을 그은 게임으로 평가된다. 한국에서 e스포츠 대회의 시작을 알린 것도 1990년대 한국 한 PC방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대회였다. 그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는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면서 2004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 대회에 10만 명을 모으는 것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2010년 신한은행이 주최한 프로리그 경기에서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승부 조작 정황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의 인기도 차츰 식기 시작했다.

대신 그 자리를 리그오브레전드(lol), 배틀그라운드 등 새 흥행 게임이 채우면서 스타크래프트가 설 자리는 점점 좁아졌다. 

게임 통계 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5일 기준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는 점유율 3.4%로 게임순위 7위에 그쳤다. 반면 리그오브레전드와 배틀그라운드는 각각 점유율 27.6%, 24.4%를 보이며 압도적 차이로 1,2위에 올라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뒤늦게 자체 e스포츠 대회를 여는 것을 두고 아프리카TV 등 다른 회사 e스포츠 대회를 통해 충분히 흥행성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한 회사는 아프리카TV였다.

아프리카TV는 2일 모두 8천만 원의 상금을 건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ASL)’ 시즌6 경기를 열었다. 아프리카TV 스타크래프트 리그 시즌5를 마친 지 약 4개월 만이다. 

세계적으로 e스포츠 대회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세계 e스포츠 대회의 규모는 약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보다 38% 성장하는 것으로 이 속도대로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5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게임즈, 액토즈소프트 등 게임회사도 e스포츠의 높은 잠재력을 인정하고 투자 등을 통해 e스포츠사업에 뛰어 들었다. 중국 최대 게임회사 텐센트는 앞으로 5년 동안 약 16조 원을 e스포츠 대회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