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9-06 16:3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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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가 알뜰폰사업에서 수익성을 개선하려면 망 도매대가 인하가 필수적이다.
특히 고가 요금제에서 망 이용료가 대폭 낮아지지 않으면 CJ헬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
▲ 변동식 CJ헬로 대표이사.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개월째 SK텔레콤과 알뜰폰 망 도매대가를 인하하는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매년 협상력이 약한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망 의무제공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알뜰폰 망 도매대가를 새로 산정한다.
지난해에는 11월이 돼서야 알뜰폰 사업자가 LTE 정액요금제(데이터중심요금제)의 수익에서 이통사에 주는 비율을 평균 7.2%포인트 내리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에게 망 도매대가는 수익성과 직결된다.
LTE 정액요금제의 수익배분 비율에 따라 CJ헬로가 전체 요금수입에서 차지하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재 LTE 가입자로부터 얻은 수익이 1천 원이라고 가정하면 CJ헬로가 평균 580원(50.8%)을 차지하고 420원은 통신사에게 망 이용대가로 지급한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이통3사는 최근 요금제를 개편하는 등 망 도매대가 인하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도매대가 인하율이 높아야 알뜰폰 사업자들도 통신비를 낮춘 이통3사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헬로는 특히 11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에서 망 사용대가로 지급하는 수익 배분비율을 대폭 낮춰주기를 바라고 있다.
CJ헬로는 알뜰폰 사업자 가운데 수익성에 큰 도움이 되는 고가 요금제 가입자를 늘리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다. 최근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고가 요금제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CJ헬로는 월정액 6만2700원에 데이터 11GB를 주는 ‘The 착한 데이터 11GB’ 요금제를 운영한다. 하지만 CJ헬로의 고가 요금제는 이통3사의 새 요금제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최근 6만9천 원에 데이터 100GB를 주는 요금제를 출시했고 LG유플러스는 6만9천 원에 매일 데이터를 5GB씩 준다. 사실상 6만 원대 요금제에서는 소비자가 통신사 대신 알뜰폰을 선택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알뜰폰업계는 알뜰폰이 고가요금제로 올라갈수록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이유를 망 도매대가에서 찾는다.
현재 300MB~6.5GB 요금구간에서 통신사가 차지하는 수익비율은 40~50%인 반면 11GB 이상에서는 55%를 통신사가 들고 간다. 지난해 망 도매가가 인하될 때도 300MB~6.5GB인 요금구간에서는 인하폭이 11.7%포인트였지만 11GB 이상 요금구간에선 1.3~3.3%포인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11GB 이상 고데이터 구간의 인하율을 놓고 SK텔레콤은 올해 협상에서도 양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 등 통신사도 최근의 이동통신사업 수익성 악화를 고가 요금제 가입자 확대로 극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따라서 고가 요금제시장에 알뜰폰까지 뛰어들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CJ헬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하는 가계통신비 인하에 알뜰폰을 활용하려면 망 도매대가가 대폭 낮아져야 한다”며 “알뜰폰 사업자들이 계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만큼 정부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