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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아쿠아리움을 방문해 재개장 준비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뉴시스>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달라졌다.신 회장은 현장방문을 늘리고 대외소통을 강화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신 회장은 ‘은둔의 경영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는데 롯데그룹 안팎에서 일고 있는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만큼 제2롯데월드 안전논란을 비롯한 그룹 현안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 안전논란이 장기화하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불신 여론이 갈수록 높아가는 상황이어서 신 회장의 고민이 더욱 깊을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은 9일 오후 롯데월드타워 97층 공사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 회장의 이날 현장 방문은 사전예고없이 이뤄졌다.
신 회장은 안전모와 안전복을 착용하고 현장을 찾아 “앞으로 롯데월드 타워와 쇼핑몰 안전은 내가 직접 챙기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주일에 한 번씩 제2롯데월드를 불시에 방문해 안전에 대한 긴장감과 책임의식도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의 최대 숙원사업인 제2롯데월드는 저층부가 임시개장한지 100일이 넘었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개장 직후 안전 관련 사고가 속출하면서 방문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입점업체들이 매출부진에 울상을 짓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일부업체들은 매장에서 일할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일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각종 이벤트와 경품행사 등을 펼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특히 진동과 누수 문제가 불거지며 영업이 중단된 영화관과 수족관도 50일이 지나도록 재개장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고객 집적 효과가 높은 시설 두 곳이 문을 닫으면서 인근매장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나 마찬가지다.
제2롯데월드의 방문객은 개장 직후 호기심 고객이 더해지며 하루 평균 10만 명 선이었으나 지금은 채 절반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제2롯데월드 저층부 개장에 앞서 롯데월드몰의 연간 매출액이 약 1조5천억 원에 이르고 고용과 생산유발 효과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3조4천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제2롯데월드가 기대만큼의 경제효과를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롯데그룹은 이런 우려가 확대되자 안전관리위원회를 신설하고 24시간 비상체제에 들어가는 등 진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 회장이 대외행보를 넓히고 소통을 부쩍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통가 최대 대목인 설을 10일도 채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제2롯데월드의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영화관과 수족관 재개장 문제만 해도 서울시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어 중단명령 취소결정이 이른 시일 안에 이뤄질지 미지수다.
서울시 관계자는 “롯데가 안전 보완 관련 보고서를 보내왔으나 아직 자문위원회의 검토가 끝나지 않았다”며 “재개장을 결정하려면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제2롯데월드의 안전논란이 장기화하면서 롯데그룹에 대한 불신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의 공사현장 방문 기사 관련 댓글은 ‘회장이 거처를 옮겨 살지 않는 한 믿지 못하겠다’거나 ‘롯데 계열사가 다 입주하기 전까지 안 간다’는 등의 부정적 반응 일색이다.
제2롯데월드 사업을 총괄하는 롯데물산은 최근 사모채를 통해 1천억 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물산은 지난달 30일 3년 만기 1천억 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6월 이후 4번째다.
금융투자업계는 롯데물산이 이자가 더 싼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통해 잇달아 자금을 조달하는 데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있다. 특히 이번 롯데물산의 사모 회사채를 인수한 곳은 일본 기관투자자인 미즈호은행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기업이 공모채를 발행하려면 감독당국에 증권신고서 제출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롯데물산이 제2롯데월드 관련 정보공개 부담 때문에 공모채 발행을 꺼리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