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기아차의 주가하락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기아차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부터 내놓은 주가 부양책이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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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
기아차 주가는 9일 전날보다 2.92% 떨어진 4만32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아차 주가는 지난해 8월 6만2300원까지 올랐지만 반 년 동안 30% 이상 떨어졌다.
기아차의 시가총액도 1년 전 21조 원대에서 17조5116억원으로 감소했고 순위 역시 8위에서 14위로 주저앉았다.
기아차는 지난해부터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배당확대 정책 등을 발표하며 주주들을 달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가부양책이 아직까지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해 11월 보통주 405만3633주를 약 2209억 원에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차 전체 발행 주식의 1% 가량이다.
기아차는 지난달 말 실적을 발표하며 배당확대 계획도 밝혔다. 기아차는 한 주당 1천 원씩 모두 4041억 원을 배당하기로 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데 역부족이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확대만으로 실적부진에 대한 우려를 만회하기는 어려웠다.
기아차는 지난달 말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기아차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10년 이후 가장 낮았다.
기아차의 지난 1월 판매량도 신통치 않다. 기아차는 지난 한 달 동안 국내 3만6802대, 해외 21만5972대 등 총 25만2774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1월보다 1.8% 감소했다.
기아차는 해외판매 비율이 높고 해외에서 판매되는 차량 가운데 절반을 국내에서 수출한다. 환율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불확실성이 기아차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만한 요인이 마땅치 않다는 점도 기아차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올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의 공세가 심화하는 데다 러시아 등 신흥국의 경기불안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기아차 전체 매출의 9%를 책임지고 있는 주요시장이다.
기아차도 올해 판매목표를 지난해보다 3.6% 증가에 그친 315만 대로 낮춰 잡았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1월 판매량에 대해 “현대기아차 주요 시장의 재고가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 재고증가가 인센티브 집행규모 증가와 동행했다는 점에서 실적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