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건설이 한화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한화 실적에 기여도를 높이며 '미운오리'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는 이라크에서 사업 정상화를 앞세워 한화건설의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31일 한화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건설이 한화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한화는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7060억 원을 올렸는데 한화건설은 2분기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1194억 원을 냈다.
한화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 줄어드는 사이 한화건설의 영업이익은 419% 늘었다.
한화건설은 2012년까지만 해도 꾸준히 영업이익 1천억 원대를 내며 한화의 실적에 기여했지만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천억 원대를 보며 미운오리 평가를 받았다.
2016년 잠시 흑자로 돌아섰으나 2017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26억 원, 순손실 1934억 원을 내며 또다시 한화 실적에 부담을 줬다.
하지만 올해는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내며 한화 실적 확대에 확실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화건설의 실적 정상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한화건설이 2018년에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2783억 원, 순이익 250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한화건설은 2분기에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 매출이 늘어나면서 실적과 수익률이 좋아졌다.
최 대표는 1977년 한화건설에서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2015년 6월 한화건설 대표에 올랐는데 대표에 선임되기 전까지 이라크 주택사업을 총괄하는 등 그동안 이라크사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대표에 오르고 나서도 지속적으로 알 아바디 이라크 총리를 만나며 이라크에서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힘써 왔다. 1월에도 알 아비디 총리를 만나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이라크를 찾았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사업이 정상화한 만큼 관련 매출이 2018년 4500억 원에서 2019년 7천억 원, 2020년 1조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대표는 국내에서 사업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한화건설은 30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발주한 ‘위례택지개발지구 A1-5BL 공동주택 건설공사’를 따냈다. 수주액은 1663억 원으로 한화건설이 올해 새롭게 따낸 수주물량 1조5천억 원의 10%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다.
한화건설은 2018년 신규 수주 목표를 3조3600억 원으로 잡고 있다. 한화건설은 한화그룹이 최근 발표한 22조 원 투자계획에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신규 수주 확대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
최 대표는 사업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건설은 상반기 두 차례 채권 발행을 통해 1240억 원의 자금을 마련한 데 이어 9월 또다시 5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운영자금으로 쓰기 위한 채권 발행”이라며 “특별한 목적이 있는 채권 발행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화는 한화건설의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연결기준 실적을 산출할 때 한화건설의 실적이 한화 실적에 거의 그대로 반영되는 만큼 중요도가 높은 계열사로 꼽힌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